*앞으로 제 페이스북(친구 공개로 해 놓았고, 친구는 오프라인에서 아는 분 위주로 승낙을 하기 때문에 약 300여명에게만 공개돼 있습니다) 글 중 비교적 길이가 있고, 친구가 아닌 분께 공개해도 될 것 같은 이야기는 블로그를 통해 공유하려고 합니다. 머릿글로 [페북]을 붙일 예정입니다.*

아는 분이 유업체 간부이신데..
아들이 부산에 있는 과학영재학교 1학년에 재학중입니다.
이 학교는 시험도 없이 80%가 카이스트에 들어가는 곳이라, 여기 들어가기가 무지 어렵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이 분은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부인과 의논해 '사교육'을 시키지 않았습니다. 유일한 사교육은 '검도 도장'이었는데요.

어렸을 때 몸이 약하고 비실비실해 검도를 가르쳤는데 건강해지고 일진한테 괴롭힘도 안 당하는 장점 뿐 아니라 스트레스 해소와 정신 통일(수업시간 집중) 등 여러가지 효과를 얻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남들은 '선행학습' 학원을 보내는 6학년 겨울 방학 때는 절에 보내서 한달동안 정신수양을 시켰는데 아들이 (누가 시킨 게 아니고 스스로) "그래 결정했어! 난 과학이야!"라고 깨달음을 얻었다네요.

그리고 중학교 3년 동안 학업과 동시에 과학과 관련한 서적을 읽고 관련해서 여러가지 활동도 하는 등 여러가지 노력을 하여 과학 영재학교에 입학하는 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아들과 같은 반이고 친한 친구가 있는데, 이 집 엄마는 '사교육 매니아'였답니다. 어렸을 때 영어유치원부터 해서 '완전히 짜여진 학원 프로그램'을 만들어 아이를 학원으로만 뺑뺑이 돌렸답니다.

그러면서 이 집 엄마에게도 끊임없이 "그렇게 사교육 안 시키다가 나중에 애한테 "엄마는 왜 날 공부를 안 시켰어" 하는 소리 듣는다"면서 사교육을 부추겼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친구는 경기외고에 '턱걸이'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사실 외고는 들어가기보다 들어간 이후가 더 어렵지요.. 그런데 턱걸이로 들어가고 보니 내신성적이 너무나 안 좋아서 걱정이 태산이라고 합니다.

아직까지 '최종결판'은 나지 않았지만 "사교육 제로" vs "사교육 매니아"의 1차전은 "사교육 제로" 쪽의 승리로 끝난 것 같네요.

물론 이 사례 하나만 갖고 사교육이 쓸모없다고 할 순 없겠지만, 최소한 이분의 소신만이라도 높이 평가 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

페북에 달린 댓글도 의미있고 재미있는 것이 많았습니다. 이름은 제외하고 댓글만 퍼왔습니다.

A: 문화자본 차이가 아닐까요? 주변 대학강사로 사교육 못 시키고, 먹고 사는 분들도 애들은 외고 잘 보내더군요(...)

B: @‎A 사교육을 안시켜도 충분하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을 정도로 합리적 판단력을 지닌 가족이라면, 정말로 그런걸 안시켜도 될 만한 충분한 문화자본을 원래 가지고 있다는 이상한 역설이 발생하죠(...)

C: 인생에 대한 자기결정권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 같아 보이기도 하네요.. 후자의 아이 경우에는 모든걸 어머니가 해답을 내주려고 하다보니;;;

D: ‎2010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사교육 시장은  무려 34조에 달한다고 하는데...
이 금액을 공교육에서 흡수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의 나래를 펼쳐 봅네다 !

E: 저도 앞으로 어떻게 하는게 맞는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자유롭게 풀어주고 본인 스스로 뭘 원하는지 터득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부모 욕심이 꼭 그렇게 되지는 않지만요 ;;

F: 위에 문화자본 차이를 이야기하신분이 있지만 실제로 사교육에 들어가는 돈을 다른곳으로 쓴다고 생각하면 그 자체에서 여유자본이 발생하게 됩니다...

G: 사실 과학고나 외고에 들어간거보다 그냥 대학 안가고도 자신의 삶의 목적을 명확하게 행복하게 살면 그게 제일 좋은 건데... 그 편견에서 벗어나기는 정말~ 어려운거 같아요.

H: 그래야 하는데, 웬만해서는 그러기 쉽지 않죠. 사교육 제로 하려면 부모가 더 현명하고 똑똑해야 할 듯.

I: 인생은 예측불허. 대학입학도 취업도 자격증도 결혼도 결판이 아니고 관에 들어갈 때 누가 더 행복하게 인생을 반추하냐 아닐까. 부모가 먼저 자신의 인생을 직시하고 자식에 대한 주제파악이 우선일 듯. ㅋ

J: 잘(=제대로) 살기 위해서는 공부 잘 하는 것보다 생각(or 판단) 잘 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사교육을 통해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사교육보다는 다양한 경험, 적잖은 시행 착오, 그에 따른 책임 등이 적절한 처방이겠죠?

K: @A @B 투표를 통해 세상을 바꾸려면 투표를 통해 세상을 바꿀 의지가 있는 유권자가 유의미한 숫자만큼 있어야 한다는 암담한 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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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15 22:45 2012/05/15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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