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음 블로거뉴스에 글을 송고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에 다음 블로거뉴스가 선정하는 '제3회 블로거기자상'과 관련, '기자 블로거'의 후보 선정에 대해 논란이 있는 걸 보고 현직 기자이자 블로거로서 (하지만 송고를 안 하므로 수상 대상도 아니고 후보자도 아니고 따라서 이해 관계가 전혀 없다는 점에서) 한 마디 덧붙일까 한다.

관련 글 :
기자블로거를 위한 블로거뉴스 기자상 투표(빨래하는 남자)
기자블로거를 위한 변명(고재열의 독설닷컴)
기자블로거와 다음 편집자에게 독설 올립니다!(정철상의 커리어노트)
기자블로거는 블로거기자상에서 제외하는 게 옳다(창천항로)
기자블로거를 위한 변명II(최진순기자의 온라인 저널리즘의 산실)
이밖에도 많다.

논란의 핵심은

"기자 블로거(현직기자이면서 블로그를 운영하고 다음 블로거뉴스에 송고하는 사람)는 일반 블로거보다 취재에 유리한데 상까지 독점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에 있는 것 같다. (실제로 시사부문 후보  10명 중 7명이 현직기자라고 하니 좀 심했다 싶은 생각도 든다)

근데 나는 조금 생각을 달리 해서 '블로거뉴스' '블로거기자'라는 명칭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선 '블로거뉴스'라고 하면 일반 블로그의 정말 다양한 주제 중에서 마치 '기성 언론처럼 뉴스를 전달하는 내용'의 포스팅만을 가리킨다는 인상을 준다. 그러니 시사 분야 블로그, 그것도 속보성 블로그에 방점이 찍힐 수밖에 없다.

또 '블로거기자'라고 하면 마치 '기성 언론의 기자처럼 정확하고 신속한 기사를 송고하는 블로거'라는 인상을 준다. '블로거기자'라는 명칭 자체가 '기자 같은 블로거'에 방점을 찍는 결과를 낳고, '이미 기자'인 현직 기자들이 이 타이틀을 차지하는 것은 일반 블로거들에게 불공평하게 보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블로거기자상'이란 명칭을 그냥 '블로거 대상'이라고 바꾸면 어떨까.

이렇게 하면 '기자'가 아니라 '블로거'가 부각되기 때문에 현직 기자는 어디까지나 블로그라는 새로운 미디어에 뛰어 든 신참으로서 다른 블로거들과 경쟁하는 한 사람으로 인식할 수 있다. 현직 기자라는 신분이 새로운 사실을 취재하거나 전하는 데는 다른 블로거보다 유리할 수 있을지 몰라도 분석력이나 전문성까지 일반 블로거보다 뛰어나다고 말할 수 있을까?

현재 다음 블로거뉴스는 다른 모든 메타블로그를 제치고 최고의 자리를 차지한 상태다. 그렇다면 다음이 애초에 블로거뉴스를 언론사 뉴스의 대안 정도로 생각했더라도 이제는 독립적인 블로거, 블로그 자체로 대접해 줘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이번에는 어쩔 수 없더라도 다음에는 '제4회 다음 블로거기자 대상'이 아니라 '다음 블로거 대상'으로 바꾸는 게 좋을 듯하다.

ps. 이와는 별개로 이번 논쟁과 관련한 글을 읽다보면, 다음 블로거뉴스 편집진이 일반 블로거보다 기자블로거를 더 대접한다(아마 메인에 많이 띄운다는 뜻일 듯)는 데 대한 불만이 굉장히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내가 직접 송고한 적이 없어 잘 모르지만 다음 메인에 몇몇 기자들의 글이 자주 올라오는 건 사실인 것 같다. 반면 몇몇 일반 블로거들(특히 연예 분야 등)의 글도 자주 올라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건 다음에 송고하는 분들이 '다음의 간택(=편집권)'을 기다리는 이상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다. 블로거들이 다음의 편집권에 불만이 많다면 다음이 편집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기계적인 '간택' 방식으로 바꾸든지 하도록) 집단 행동을 하든지(일정 기간 동안 아예 다음 블로거뉴스 송고를 하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아니면 다음에 의존하지 않도록 대안 메타블로그를 활성화하거나 다른 블로그의 글을 적극적으로 링크하고 트랙백하고 추천하고 비판하고 하는 식으로 포털이 아닌 블로고스피어 자체의 영향력을 키우든지 하는 방법밖에 없다.

기성 언론들은 당장의 몇 푼이 급해 헐값에 포털에 기사를 넘기다가 뉴스 소비 패턴이 완전히 포털에 종속되는 결과를 목도한 후에야 뒤늦게 땅 치고 후회하며 정부 국회 로비하며 난리를 치고 있다. 신생 매체인 블로그도 마찬가지 길을 걸어가게 될 것인가, 아니면 (현재까지 상황으로만 보면 상당히 과대평가된 단어라고 생각되는) 롱테일과 웹2.0의 힘을 진정으로 발휘할 것인가, 궁금하다.

Posted by

2008/12/08 18:36 2008/12/08 18:36
, , , ,
Response
No Trackback , 11 Comments
RSS :
http://pariscom.info/rss/response/233

Trackback URL : http://pariscom.info/trackback/233

Comments List

  1. 너바나나 2008/12/08 22:04 # M/D Reply Permalink

    블로그그래픽이 작은 메타 역할도 했으면 좋겠구만요. 약간 생각해둔 것은 있는디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진 모르겠구만요.

    1. 하민혁 2008/12/09 05:06 # M/D Permalink

      블로그그래픽이 메타 역할을?
      검색까지 해봤지만 무슨 뜻인지를 잘 모르겠어요 설명 좀 부탁해도 될까요?

    2. 2008/12/09 17:53 # M/D Permalink

      너바나나// 지난번 말씀하셨듯이 블로그래픽에 메타 기능도 넣으면 좋을 것 같아요.. 그전에 블로그래픽의 팀블로그 기능 자체가 정상화돼야 하는데..;;

      하민혁// 너바나나님이 지난번에 블로그래픽에 (현재는 없지만) 메타 기능을 넣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신 적이 있어요..

  2. 하민혁 2008/12/09 05:00 # M/D Reply Permalink

    공감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시민기자라는 말도 아름다운(적절한) 조어는 아니지요

    1. 2008/12/09 17:56 # M/D Permalink

      시민기자도 비슷한 느낌인데.. 그건 애초부터 그런 용도(블로거보다는 리포터 개념?)로 탄생한 말이라.. 오해의 소지까지는 없는 것 같아요.. 근데 블로거기자라는 말은 의도 자체가 참 애매하지요..

  3. foog 2008/12/09 09:31 # M/D Reply Permalink

    참 이래저래 말이 많군요. 다음 블로거 뉴스는... :)

    1. 2008/12/09 17:57 # M/D Permalink

      말이 많다는 건 그만큼 대단한 영향력이 있다는 뜻이겠지요.. 네이버처럼요..

  4. 민노씨 2008/12/09 13:40 # M/D Reply Permalink

    이 주제에 대해선 꼭 글을 써보고 싶네요.
    글 쓰면 트랙백 한방 쏘겠습니다.

    추.
    너바님 말씀처럼 이런 어수선한 판국에서 블로그래픽이 작으나마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좋겠는데 말이죠...;;;

    1. 2008/12/09 17:57 # M/D Permalink

      글 써주신다니 감사합니다. 민노씨 링크 타고 들어오시는 분 많겠네요.. ^^;;

  5. 필로스 2008/12/11 21:21 # M/D Reply Permalink

    오랜만에 댓글 남깁니다.
    다음블로거뉴스에 가입한(글을 보내는) 블로그를 '뉴스블로거'라고 부르고 있는 것을 보면 다음이 명칭을 바꿀 것 같지는 않네요.
    다음이 보기에 '뉴스'라고 할 수 있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블로거만 오라는 뜻이잖아요?
    언제 또 댓글 남길지 모르니 미리 새해 인사드리고 갑니다^^

    1. 2008/12/14 09:34 # M/D Permalink

      '뉴스블로거'란 명칭을 사용하는 줄 몰랐네요..
      그것 또한 블로거기자 만큼이나 민망한 용어네요..

      필로스님도 연말 즐겁게 보내시고 행복한 새해 되세요~

Leave a comment
« Previous : 1 : ... 86 : 87 : 88 : 89 : 90 : 91 : 92 : 93 : 94 : ... 313 : Next »

블로그 이미지

펄의 삶 생각 느낌들을 적는 공간입니다. http://blog.naver.com/pariscom에서 보금자리를 옮겼습니다. 이메일은 pariscom@gmail.com입니다.

- 펄

펄과 만나는 방법

Archiv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