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색 내려면 이렇게?

어젯밤 오랜만에 9시 뉴스를 틀었다가 평소 전혀 보고 싶지 않던 얼굴이 나와서 몇 분 동안 공치사를 하는 광경을 보게 됐다.
UAE 원전 수출, 물론 국가적으로 좋은 일이다. 하지만 가만히 있어도 알아서 언론이 지겨울 정도로 띄워 줄 텐데 기자회견을 자청해 9시 뉴스 시간을 잡아 먹으며 생색을 내는 건 보기 민망했다. 양쪽 대표가 공동으로 한 것도 아니고.
물론 남다른 감회가 있었을 것이다. 과거 중동 붐을 일으켰던 건설회사 CEO 출신이니 어찌 안 그렇겠는가.
하지만 수주를 혼자 해 냈나. UAE는 30년 동안 한 번의 사고가 없을 정도로 안정성이 검증됐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밝혔다. (실제이유는 가격이었다고 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리가 제시한 200억불이 프랑스 가격보다 160억불이나 쌌다고 한다) 물론 대통령이 막판에 외교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더라도 현지에서 잠깐 기자회견을 열고, 자기 자랑보다 그동안 이 일을 위해 노력했던 사람들의 노력을 치하하는 코멘트 정도만 간단히 하는 게 나았을 것이다.
혹시 초대형 업적(?)을 이뤄냈다고 온누리에 방송하면 용산 참사는 정부의 관심조차 받지 못하는 거나, 밀어붙이기 식 4대강 사업으로 국회에서 예산안이 타결되지 못하고 있는 사실이나, 세종시 문제를 비롯한 각종 현안이 국론만 분열시키고 전혀 해결의 기미가 없이 해를 넘긴다는 사실은 자연스럽게 묻힐 거라는 안일한 생각을 한 건 아닌가 하는 걱정마저 앞선다.
어제 뉴스에는 세밑에 이름없는 독지가들의 기부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는 기사도 나왔다. 보통 이런 분들은 재산이나 소득이 많은 분들은 아니다. 그런 분들은 절세를 위해 기부를 해도 반드시 흔적을 남긴다.
좀 보고 배우라고 하고 싶은데.. 과도한 기대겠지?

Posted by

2009/12/28 08:48 2009/12/28 08:48
,
Response
No Trackback , 4 Comments
RSS :
http://pariscom.info/rss/response/325

Trackback URL : http://pariscom.info/trackback/325

Comments List

  1. 세어필 2009/12/28 14:38 # M/D Reply Permalink

    잠깐 하고 말겠지 했는데 엄청 길게 하더군요.
    취재 형태가 아닌, 대통령이 직접 나왔다는 것도 좀 아니다 싶은데,
    9시 뉴스가 무슨 인간 극장이라도 되는 양 말하는 게 보기 편하진 않았습니다.

  2. Inkyung 2009/12/28 15:00 # M/D Reply Permalink

    전 어제 보면서... 그 분이 아직도 자기 자리가 건설사 사장인줄 아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던데요...
    참... 그간 계속 고생한 실무자들 얘기는 쏙 들어가고, 혼자 다 해결한 양 떠드는 언론들을 보니 진정한 용비어천가를 본 듯 했습니다.

  3. (par)Terre 2009/12/28 15:59 # M/D Reply Permalink

    곧 5월 이잖아요.
    "결과만 봐. 과정은 보지 마."하는 폼이 더 뭔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4. 키엘 2009/12/31 11:26 # M/D Reply Permalink

    공무원(선출직이던 뭐든)으로써 '그 분'의 가장 적절한 위치는 국토해양부 장관이죠. 그 이상은 그릇이 감당을 못함..

Leave a comment
« Previous : 1 :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 321 : Next »

블로그 이미지

펄의 삶 생각 느낌들을 적는 공간입니다. http://blog.naver.com/pariscom에서 보금자리를 옮겼습니다. 이메일은 pariscom@gmail.com입니다.

- 펄

펄과 만나는 방법

Archiv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