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의 힘

한국은행 총재 임기가 이달 말일로 끝난다.
차기 총재가 누가 될지가 한은뿐 아니라 경제계 초미의 관심사.

그동안 가장 유력시 돼 왔던 사람은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이다.
고려대 총장 시절부터 대통령과 친했던 이른바 '실세' 중 하나이고, 금통위원을 한 경력도 있다.

하지만 부인의 부동산 위장전입 투기 의혹으로 교육부총리에 거의 내정됐다가 발표 직전 낙마한 경력이 있어 자질 시비가 일었다. 한은 총재라면 시장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엄격한 도덕성을 갖춰야 함은 물론이고 금리를 낮추는 게 자기 자산을 불리거나 줄이는 데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라면 안 된다는 논리다.

특히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어윤대 위원장을 임명했다가 자칫 정재으로 흐르고 언론에서 폭로전을 펼 경우 현 정부나 한나라당에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있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강력한 후보였는데..

갑자기 최근 강만수 국가경쟁력위원장이 유력하다는 설이 흘러나왔다.
지난달 23일 아시아투데이라는 신문이 보도한 후, 사석에서도 그렇다며? 하는 식으로 퍼졌는데 진위나 출처는 알 수 없었다.

결국 오늘 오전 김효석 민주당 의원은 "강만수는 절대 안 된다"며 펄쩍 뛰었다. 김 의원은 "강 위원장의 소신은 환율도 시장에 맡겨서는 안 되고 정부가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리정책도 중요한 경제정책 수단의 보조 수단으로 써야 한다고 주장했던 사람"이라며 "강 위원장이 직접 안 하겠다고 해달라"고까지 말했다.

이 때문이었을까.

오늘 외환시장과 채권시장에서 강만수 한은 총재 내정설이 돌면서 잠시 동안이나마 환율이 올라가고 금리가 떨어지는 상황이 연출됐다. 기자들이 확인에 들어갔고, 결국 강 장관은 "그런 얘기 듣지 못했고, 그런 요청도 받은 적 없다"고 해명했다.

결국 환율은 제자리를 찾아 1.9원 하락으로 마감했고 채권금리 하락폭도 0.01%포인트 정도로 작았지만 잠시나마 강만수의 위력을 보여준 해프닝이었다.

그건 그렇고..

정말 차기 한은 총재는 누가 될까?

현재 거론되고 있는 사람 중 개인적으로 자질이나 도덕성에서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박철 전 한은 부총재(현 리딩투자증권 회장)뿐이다. 언론에서 엄청 밀고 있지만(떡 줄 놈들은 생각도 않지만 기자들이 계속 하마평 기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성태 총재와 마찬가지로 골수 한은맨인 이분을 발탁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렇게 중요한 시기에 차기 한은 총재 후보라는 분들의 역량이 의심스럽다는 건..
국가경제에 큰 불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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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4 18:01 2010/03/04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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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eopord 2010/03/04 19:26 # M/D Reply Permalink

    정말로 '강만수의 힘'이로군요ㅡ.ㅡ;;;

    1. 2010/03/07 16:04 # M/D Permalink

      채권 트레이더가 기자에게 이렇게 얘기했다더군요.

      '정말 대단하신 분'이라고..

  2. tomahawk28 2010/03/04 23:16 # M/D Reply Permalink

    금리정책과 환율을 시장에 맡기지 말고 경제 정책에 맞춰서 조정해야 된다는 생각을 가졌기 떄문에 부적합하다? 그런 정책을 대기업에 맞춰서 밀고 가기때문에 위험하다고 봐야지 않나 싶어요.
    '민주당'답지 않네요.

    1. 2010/03/07 16:05 # M/D Permalink

      제 생각엔 민주당다운 것 같은데요..
      DJ나 노무현 정권 때 금리나 환율 관련해서 정부가 과거 재경원 시절에 비하면 훨씬 덜 개입하지 않았나 싶은데요.

  3. (par)Terre 2010/03/05 10:34 # M/D Reply Permalink

    아마 그 아저씨는 지금도 97년 IMF 도 자기의 잘못이 아니라, 상황이 나쁘다고 생각할 겁니다.
    어제 그 뉴스 나온 뒤로, 주변에서는 금펀드나, 외환저축 얘기가 나오더라구요.
    6월 선거를 앞두고 집권당에서 국민적 불신을 쌓고 있는 사람에게 국가 경제정책의 중책을 맡긴다는 건 선거를 포기했다고 보는 수 밖에 없을텐데... 과연 맡길까 싶네요.
    (해도 선거 후나?)

    1. 2010/03/07 16:06 # M/D Permalink

      금펀드.. 외환저축;;;

      만약 정말로 총재가 된다면 어제처럼 잠깐 움직이는 수준이 아니라 상당 기간 환율과 금리가 움직일 테니, 가능한 재테크겠네요.

  4. 잠머 2010/03/06 20:02 # M/D Reply Permalink

    강모의 힘인지 대한모국의 무능인지...-_-a;;;

    1. 2010/03/07 16:07 # M/D Permalink

      박철 같은 분은 참 훌륭하신데.. 가능성이 적고..
      거론되는 'MB맨' 중에는 능력이 되는 분이 별로 없고..
      국가적 무능.. 맞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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