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한국시간) 미국에서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가 실시됐습니다.
민주, 공화 양당의 대선 후보를 결정하는 경선 레이스가 오늘부터 시작된 것이지요.

원래 아이오와라는 데가 미국을 대표하기에는 매우 무리가 있는 곳입니다.
백인이 90%가 넘고 굉장히 보수적인 기독교인들도 많이 살며, 인구도 적어요.
하지만 일단 '시작'이라는 차원에서 1등을 하면 '바람몰이'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대선주자들은 있는 돈을 모두 쏟아부었습니다. (예외적으로 공화당의 루디 줄리아니는 애초부터 포기했습니다. 여기 공화당 지지자들이 낙태 반대 동성애 반대라서)

특히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와 힐러리 클린턴이 엄청난 돈 선거를 펼쳤는데, 결과적으로 오바마가 대승을 거두었습니다. 공화당에서도 이변이 일어났는데, 3~4개월 전까지만 해도 무명이었던 침례교 목사 마이크 허커비가 1등을 했습니다.

이 허커비란 사람이 참 재미있습니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항상 "우리 집안에서 고등학교 간 건 내가 처음"이라고 말하고 다녔고, 기독교도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자신이 목사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예수는 나의 러닝메이트"라고 외쳤지요. 한때 136㎏의 거구였으나 2003년 당뇨병 진단을 받은 뒤 무려 54㎏을 감량했다고 하니 의지도 대단한 사람입니다. 기타를 잘 치고 유머러스해서 매력적이라고도 하고요.

하지만 무명의 침례교 목사가 상원의원 경력만도 오래된 중견 정치인들과 '대세론'을 구가했던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어느날 갑자기 1등을 할 것이라고는 몇 달 전만 해도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물론 아이오와주의 보수층이 낙태와 동성애, 총기규제 등을 반대하는 '꼴통'들이 많기 때문에 이 부분을 강조하는 허커비가 마음에 들기는 했을 겁니다. 2등을 한 미트 롬니는 몰몬교라는 약점이 있고, 줄리아니는 3번 결혼한데다 낙태 찬성론자라서 애초부터 인기가 없었지요.

하지만 이는 재미없는 분석이고...

저는 허커비를 지지한 '척 노리스'가 무언가 힘을 발휘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Chuck Norris went to bat for Huckabee Wednesday.
(사진 왼쪽이 허커비, 오른쪽이 척 노리스)

사진 보시면 아시겠지만 척 노리스가 엉성한 포즈에도 불구하고 범상치 않은 포스를 내뿜고 있지요.
서민 이미지를 강조하는 허커비와 묘하게 궁합이 맞는 옷차림입니다. 척 노리스가 여기서 한 말은 다음과 같습니다.

And Chuck wasn't taking any guff. "I get my ire up. I would be choking all of them unconscious," Norris said of Huckabee's Republican challengers, especially Mitt Romney, who have hit once front-running Huckabee hard in recent days with a slew of attack ads.

"They ask me why I don't run for president. I couldn't. I would have my opponents choked unconscious," Norris said, to a burst of laughter.


80년대 허접 액션영화의 주연으로 출연했던 척 노리스는 한때 미국 네티즌 사이에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했는데, 그 내용을 보려면 지한님의 예전 포스트를 추천합니다.

http://blog.naver.com/jihanj/120021666274
http://blog.naver.com/jihanj/120022334386

여기 보면 '척 노리스 놀이'라는 것이 있는데, 척 노리스가 액션 배우였다는 점을 이용해 말도 안 되는 일을 했다고 허풍을 치는 놀이를 말합니다.

예를 들면,

사실: 척 노리스의 눈물은 암을 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척 노리스는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사실: 척 노리스는 잠을 자지 않는다. 오직 기다릴 뿐.

사실: 척 노리스는 사냥을 하지 않는다. "사냥"이란 단어가 실패의 가능성을 내포하므로. 척 노리스에겐 오직 "살상"만이 있다.

사실: 척 노리스는 세금 신고를 할 때에 빈 서류에다가 공격 자세로 몸을 숙이고 있는 자신의 사진 한 장만을 첨부하여 보낸다. 척 노리스는 단 한 번도 세금을 낸 적이 없다.

사실: 한 번은 공룡들이 척 노리스를 째려본 적이 있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실: 척 노리스는 잠자리에 들 때 불을 켜 놓는다. 척 노리스가 어둠을 두려워하기 때문이 아니다. 어둠이 척 노리스를 두려워 하기 때문이다.
사실: 척 노리스는 이미 화성에 다녀왔다.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사실: 언젠가 어떤 한 사람이 척 노리스에게 돌려차기는 그다지 효율적인 발차기 기술이 아니라고 말해 준 적이 있었다. 역사가들은 이 사건을 인류 역사상 최대의 실수로 기록하고 있다.


이렇게 굉장한 능력을 지닌 척 노리스가 항상 뒤에서 지켜주고 있었기에, 혹시라도 허커비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표를 던지다 공포의 돌려차기를 당할까봐 허커비를 찍은 게 아닐까...

...라는 길지만 읽을 가치 없는 포스팅이었습니다.

(죄송합니다)

Posted by 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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