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삽입 이미지

조선일보 1월 1일자 1면 PDF


올해 1월 1일, 조선일보 1면 톱으로 실린 기사다. 지난해 대선에서 이명박을 안 뽑은 사람은 물론이고, 이명박을 뽑은 사람들조차 이 기사를 보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법과 원칙?" 오래 전부터 자녀 위장 전입과 위장 취업, 선거법 위반, 법적으로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확인되지 않은 여러 의혹에 시달린 그가 갑자기 법과 원칙을 이야기하니 이거야말로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특히 이후 그가 헌정질서를 짓밟은 국보위 인사를 인수위원장에 이어 총리에까지 임명한 반면 민주노총과의 대화를 거절(법을 어긴 곳이기 때문이래)한 것은 '법과 원칙'이라는 것을 '특정 집단'에만 적용할 것이라는 점을 잘 알려준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최근 이명박이 전봇대 문제를 제기하고 현장에서 한두개를 뽑자 조중동은 정말 '난리가 났다'. 1면에 전봇대 그림을 커다랗게 박고 온통 전봇대 얘기로 도배를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후에는 '전봇대'라는 단어가 아예 보통명사화해버렸다. 예를 들면 동아일보의 '전봇대 50건당 공무원 1명 감원' 같은 기사가 그런 것인데, 제목만 봐서는 무슨 얘긴가 싶다.

각 중앙정부 부처가 맡고 있는 경제규제 50건당 그 부처의 공무원을 1%씩 감원하는 지침을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전 부처에 전달했다. 감원 후 정원을 초과하는 인력은 한반도 대운하공사나 새만금 개발사업 등 대형 국책사업에 투입된다.

"경제규제"를 "전봇대"에 비유한 것이다. 지방공무원들의 탁상행정을 뜻하던 전봇대가 어느새 '경제규제'까지 뜻하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어떤 이유에서 생겨난 규제인지도 파악하지 않은 채 무식하게 50건당 1% 감원이라는 식의 정책이 나온 것은 비판 받아야 마땅한데 이렇게 찬양 일변도로 쓴 것을 보면 정말 한심하다.

22일자 중앙일보에 실린 '이훈범 정치부문차장'의 칼럼도 진짜 '가관'이다.
[이훈범 시시각각] 총리감이 없다구요?

처음에 100명을 놓고 검토했다면 이제 10명도 안 남는다. 후보의 능력을 따질 겨를이 있겠나. 거기에 누굴 시켰다 해도 인사청문회나 언론 검증 과정에서 뭔 문제가 터져나올지는 그야말로 신(神)만이 알 일이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됐는지 눈물 날 일이지만 개탄만 하고 있기엔 시간이 너무 없다.

그래서 하는 얘긴데 이참에 국민적 대사면을 하는 건 어떨지. 전문적 투기나 상습적 탈세처럼 파렴치한 범죄가 아니라 그저 한 순간 욕심에서 빚어진 어지간한 오점들은 눈 딱 감고 한 번 용서해 주면 어떨지. 평생 정직하게 살아온 많은 사람은 억울할 터지만 본래 용서는 정직한 사람 몫 아닌가.

이참에 용서하고 선을 긋는 것은 어떨지. 대통령 당선인에게 그랬듯 과거의 허물은 덮어두고 인재들에게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주면 어떨지. 그들 손에 걸레를 들려줘 세상을 투명하게 닦을 임무를 맡기는 건 어떨지. 그러면서 자신의 때까지 씻을 수 있게 하면 어떨지. 그렇게 함으로써 먼지가 켜켜이 쌓인 과거와 단절하고 정직한 사람이 손해보지 않는 맑은 사회를 함께 만들어가 보는 건 어떨는지.

DJ 정부 당시 장상 총리를 비롯해 이후 노정권에서는 이헌재, 이해찬 등을 낙마시킨 조중동. 장관 후보자가 발표될 때마다 등기부등본까지 기자들이 직접 떼어가며 어떻게든 낙마시키려고 별짓을 다한 것을 생각해 보라. 갑자기 새 정부에 들어서는 '대사면'을 하자? 하고 싶으면 당신들만 하세요. 다른 신문들은 안 할 거거든요? 괜히 자기들만 물 먹을 것 같으니까 아예 '국민적 대사면'을 하라고요? 에이, 그러면 안 돼죠.

기자들이 쓰는 수많은 기사 중 칼럼은 비교적 공들여 쓰는 글이다. 이 글을 쓰면서 이 분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했을까 궁금하다. 먹여살릴 가족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만 다른 기업과 달리 언론인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큰 직업이다. 처자식 생각해서 이런 짓이라도 해야 한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아니, 혹시 이 분이 정말로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원래 그런 분인데 내가 너무 '회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칼자루 멘' 것으로 착각한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가장 최근에 저지른 조중동의 뻘짓은 뭐니뭐니해도 영어몰입교육이 효과가 있다는 조선의 기사다.
영어로 수업해 보니 놀라운 변화가...
이에 대한 비판 글은 http://trivial.tistory.com/ 요기도 있고, 다음 아고라에도 많이 때문에 생략.

========================================================================================

그래서 무슨 소리인고 하니...
조중동이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이명박 당선 이후 딸랑이짓을 하고 있다.
10년 동안 자기들 스스로 "할 말은 하는 신문"이라고 했는데, 이제 그 슬로건은 버린 것이다.
다른 신문, 다른 미디어(인터넷 언론 포함)가 이제 분발할 때다.
(블로거의 역할도 늘어날 것 같고)
5년 뒤, 조중동의 몰락을 예감한다.

Posted by

2008/01/30 10:47 2008/01/30 10:47
, ,
Response
No Trackback , 12 Comments
RSS :
http://pariscom.info/rss/response/58

Trackback URL : http://pariscom.info/trackback/58

Comments List

  1. 너바나나 2008/01/30 13:22 # M/D Reply Permalink

    이왕이면 조중동네가 같이 몰락하길 바라구만요.

    1. 2008/01/31 07:56 # M/D Permalink

      이왕이면 조중동이 함께 '정론지'로 변신하는 게 더 바람직하겠지만, 그렇게 되는 것보다 같이 몰락하는 쪽 확률이 좀더 높지 않나 하네요...

  2. 민노씨 2008/01/30 13:49 # M/D Reply Permalink

    정말 시원하게 글 잘 써주셨네요. : )

    어제 조선일보 일면은 민주노총 위원장이 불법을 저절렀기 때문에 법질서를 지키지 않는 사람과는 만날 수 없다는 '고고하신' 당선자를 칭송하시더군요. 그러면서 오늘은 지엠대우 공장에서 외국인 사장과 노조위원장의 손을 잡고 파안대소하는 '상큼한' 모습을 일면 정중앙에 보여주시던데... ㅡㅡ;; 이런 이미지 메이킹은 정말 끔찍하고 지겹다는 말을 하기도 지겨울 지경입니다.

    법질서를 지키지 않는 사람과는 대화할 수 없다면... 스스로 영원히 침묵해야 하는 거 아닌가.. ㅡㅡ;; 싶은 생각이 들더만요.

    1. 2008/01/31 07:58 # M/D Permalink

      그러게요.. 원래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그 '문제'를 지적당했을 때 제일 화낸다고 하잖아요. 자기의 가장 큰 취약점이 '법과 원칙'이라고 생각하니까 더 강조하나 봐요.. 진짜 법과 원칙 지키면서 사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그가 법과 원칙 들먹인다는 건 참 기분 나쁜 일인데 말이죠..

  3. mepay 2008/01/30 17:21 # M/D Reply Permalink

    조중동은 그렇다 치더라도 대형 마트격인 네이뇬은 꼭 몰락해야 되구만요..

    1. 2008/01/31 07:59 # M/D Permalink

      네이버는 기업이니까 현재의 스탠스가 돈 버는 데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파악하면 좀 바뀌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요..

  4. 이승환 2008/01/30 23:00 # M/D Reply Permalink

    할렐루야!

    1. 2008/01/31 07:59 # M/D Permalink

      뭐 0.001%의 가능성을 좀 과장한 것이니.. 너무 즐거워하지는 마시라는..;;

  5. 아거 2008/01/31 04:30 # M/D Reply Permalink

    시비질과 싸움 걸어 구경꾼 모은 놈들 아닙니까? 그런게 없으면 지지자들이 모이겠습니까?

    그걸 아는지 요즘 보면 과거 싸움질 걸던 걸 다시 끄집어 내 울궈먹으려고 하더군요.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 ··· 107.html

    앞으로 5년간 이놈들은 한편으로는 계속 딸랑이를 울리고 다른 한 편으로는 노무현때문에 레퍼토리를 계속 반복할 것입니다. 한마디로 지겹죠.

    1. 2008/01/31 08:00 # M/D Permalink

      그러게요.. 이미 끝난 노무현 얘기 다시 끄집어내는 거 보면 한심할 지경입니다... 솔직히 조선 애독자들도 이제 지겨워할 것 같은데 말이죠.

  6. 히치하이커 2008/01/31 23:22 # M/D Reply Permalink

    이게 사실이라면
    부시는 평화를 사랑하는 박애주의자고
    빌 게이츠는 독점과 자본주의에 반대하는 사회주의자고
    전두환은 혁명 영웅이고......
    음. 참고로 그럼 제 마누라는 한가인입니다(응 -_-?).

    1. 2008/02/01 17:01 # M/D Permalink

      헉.. 그 정도로 이 예언(?)이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네 맞습니다.. 희망사항에 불과합니다.. ㅠㅠ)

Leave a comment
« Previous : 1 : ... 268 : 269 : 270 : 271 : 272 : 273 : 274 : 275 : 276 : ... 323 : Next »

블로그 이미지

펄의 삶 생각 느낌들을 적는 공간입니다. http://blog.naver.com/pariscom에서 보금자리를 옮겼습니다. 이메일은 pariscom@gmail.com입니다.

- 펄

펄과 만나는 방법

Archiv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