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맨 처음 포스팅에서 약간의 팩트와 문구를 수정하였습니다.

얼마전 요즘 학교다니는 아이들은 '학원 세대'라는 씁쓸한 포스팅을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서울시의회가 이메가 정부의"규제철폐"라는 원칙에 호응하여 "학부모들의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학원을 24시간 교습 가능하도록 조례를 바꾼다고 한다.

서울시의회 교육문화위원회는 학원의 심야 교습시간에 규제를 두지 않는 내용을 담은 '서울시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 교습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12일 통과시켰다.
정연희 교육문화위원장은 "새 정부의 '규제 철폐' 방침에 따른 것으로 학부모들의 결정권을 보장하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18일 시의회 본회의 절차를 남겨두고 있지만 서울시의회가 해당 상임위 위주로 운영되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개정안은 그대로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덕분에 학원 주가는 살판났다.

학부모들이 학원을 다니라고 선택할 수는 있겠지만, 실제 학원에 다니면서 밤낮없이 혹사당하고 있는 건 아이들 자신이다. 초등학생도 밤 11시까지 학원다니는데, 그게 그렇게 부족해 보였나? 새벽 2,3시까지는 다녀야 하는 건가?

민노씨는 가정파괴범이라고 했지만, 나는 아동학대 방조범이라고 하고 싶다. 자기 자녀를 하루 종일 다양한 학원과 과외에 시달리게 하면서 "남도 그러니까 나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이 많은데, 나는 그걸 일종의 아동학대라고 생각한다.

이제 전국적 아동학대가 새벽까지 이어질 것인가? 2메가바이트밖에 안 되는 두뇌 용량을 지닌 정부 때문에 조례가 철폐됐지만 부모들은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 자녀 둔 선배들로부터, "너는 애가 그 나이 되면 안 그럴 것 같으냐"는 말을 많이 듣는다. 요즘은 학원에 안 다니면 친구도 못 사귀는 시대라 애들이 먼저 학원 보내달라고 한다더라. 굳이 애들이 학원을 그렇게 가고 싶어 한다면 보내야겠지. 하지만 고등학생도 아닌데 학교 끝나자마자 밤 11시까지 학원에 다니겠다고 자발적으로 요구하는 애들이 있을까. 아무래도 부모 욕심이 크다고 본다.
또하나, 공부는 수업을 받는 것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자기가 배운 것을 스스로 '익히는' 자율학습의 과정이 필요한데 새벽까지 학원 다니면 도대체 자기 공부는 언제 하는 건지 궁금하다.

Posted by

2008/03/13 11:48 2008/03/13 11:48
, , , , , ,
Response
4 Trackbacks , 18 Comments
RSS :
http://pariscom.info/rss/response/88

Trackback URL : http://pariscom.info/trackback/88

Trackbacks List

  1. 서울시의회 교육문화위원회 혹은 가정 파괴범 : 학원 24시간 교습 허용 조례개정안에 부쳐

    Tracked from 민노씨.네 2008/03/13 11:40 Delete

    요즘 짜증 곡선, 분노 곡선이 비약적으로, 가속도를 붙여 상승하고 있다. 그런데 서울시의회 교육문화위원회가 불난데 기름 붓는다. 이 자들의 작태를 보니 터져나오는 짜증과 분노를 도무지

  2. 요상한 마라톤

    Tracked from 신묘군의 에세이 블로그 2008/03/13 12:00 Delete

    대부분의 것들이 그렇듯이 사람들에게 마라톤은 모두 다른 기억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손기정, 아베베를 먼저 떠올린다면 연배가 좀 있으신 분들이고 황영조가 몬주익 언덕에서 막판 스퍼트

  3. 2007년, 대한민국에서 초딩으로 살아간다는 것.

    Tracked from enu's Cafeteria 2008/03/13 18:47 Delete

    요즘 애들에게 하는 말중에 가장 쉽게 할 수 있고, 접할 수 잇는 말은 아무래도 '조숙'하다 라는 말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그들은 어쩌면 조숙하게 '성장'한 것이 아니라, 조숙하게 '키워진'

  4. 다들 미쳤네? 아예 역성혁명이라도 일으키실 참이신가? 공부하고 싶은 놈들은 공부한다고 죽지 않는다.

    Tracked from My Notepad 2008/03/15 01:59 Delete

    오늘 지하철을 타다 집어든 석간 타블로이드의 1면 머릿기사로 서울시의회의 조례개정안 논란이 등장했다. 사설학원의 교습시간은 22시까지로 제한한 규정을 삭제한다는 것인데, 이 개정이 엄

Comments List

  1. (par)Terre 2008/03/13 11:26 # M/D Reply Permalink

    학원은 왜 가는 걸까요? - -. 어째 "학원"의 의미가 요즘 와서 여러모로 많이 변한 것 같습니다.

    1. 2008/03/14 17:00 # M/D Permalink

      옛날엔 '보충공부'를 위해서 갔는데, 요즘엔 학원이 '본수업' 학교가 '보충수업'인 것 같더군요...

  2. 민노씨 2008/03/13 11:39 # M/D Reply Permalink

    아직 완전하게 조례개정안이 통과된 것은 아니지만..
    말씀처럼 통과된 것과 다름 없어 보여서 너무 너무 답답합니다.
    이건 정말 반드시 철회시켜야 할 것 같은데 말이죠...

    1. 2008/03/14 17:03 # M/D Permalink

      이슈가 되다 보니까 갑자기 2MB가 안 된다고 하고, 다시 철회될 수도 있을 분위기네요.. 그나저나 위원장인가 하는 사람은 "일하다 과로로 죽은 어른이 있다는 얘기는 들어봤어도 공부하다 과로로 죽은 애가 있다는 소리는 들은 적 없다"는 황당한 멘트를 했더군요. 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수많은 아이들이 성적 때문에 자살하는 현실에서..

  3. 비트손 2008/03/13 16:05 # M/D Reply Permalink

    아이는 아이답게 또래들과 뛰어 놀면서 창의력을 배가 시킬 수 있다고 믿는 저로선 점점 파국으로 치닫는 교육현실이 갑갑하기만 합니다. 경쟁에 이기는 법만 배우는 애들은 어른이 되서 뭐가 될까요?

    1. 2008/03/14 17:03 # M/D Permalink

      경쟁에서 이기는 법, 5지선다형에서 잘 찍는 법만 배운 아이들의 머릿속에서 아이팟 같은 게 나올 순 없겠죠. 한국의 미래가 걱정됩니다.

  4. 러빙이 2008/03/13 17:32 # M/D Reply Permalink

    이미 있는 규정조차 어기지 않는 학원들이 많은데..
    그나마 있는 규정조차 없애겠다니...
    할말이 없네요.

    1. 2008/03/14 17:04 # M/D Permalink

      현재 규정이 새벽 5시~밤 10시라고 하더군요. 이런 상황에서도 11, 12시까지 하는 데가 많은데 아예 새벽까지 하라는 거나 다름없죠.

  5. 이뉴 2008/03/13 18:49 # M/D Reply Permalink

    후우.. 우울하고 씁쓸하죠. 예전에 썼던 글을 트랙백 걸었어요. 이제 올해 중에 EBS에서 업글판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우울한 상상만 하게 되네요. :(

    1. 2008/03/14 17:05 # M/D Permalink

      트랙백 잘 받았습니다. 전에 읽었던 글이네요.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게 교육개혁이라고 생각하는데 현재의 안 좋은 부분들을 더 강화하는 쪽으로 정책이 나오고 있으니 답답합니다..

  6. 가즈랑 2008/03/13 23:49 # M/D Reply Permalink

    마지막 문장은 요즘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한 책을 여러번 읽을 때마다 새롭게 알게 되는 경험에서 진짜 실력이 쌓인다고 생각되고요. 강의는 아무리 '여러번' 들어도 내것이 아니더라고요.^ ^;

    1. 2008/03/14 17:06 # M/D Permalink

      강의를 듣는 것도 좋지만, 그것으로 '공부'라는 과정이 끝나는 것은 아닌 것이 분명합니다. 중고등학교 때 학원에서만 공부했던 애들은 대학 가서도 학점 따는 과외를 한다는 얘기가 있더군요..

  7. 히치하이커 2008/03/14 21:56 # M/D Reply Permalink

    정말 대단합니다!!
    lol
    ......

    1. 2008/03/16 18:49 # M/D Permalink

      새 정부 들어(아니 인수위 때부터) 놀라움의 연속입니다...
      lol

  8. 그리스인마틴 2008/03/15 05:45 # M/D Reply Permalink

    실제 애들을 학원에 보내는 주된 이유중 하나는
    남들 다보내는데 우리 애만 안보내기 뭣해서 입니다.

    이런식의 24시간 교습이 자리잡으면...
    역시나 우리애만 안보낼순 없지가 될까 겁나네요.

    1. 2008/03/16 18:50 # M/D Permalink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는 것을 결정하는 게 아이들 자신보다 부모라는 점에서, 남들 다 보내는데 우리 아이도 보내야지 하는 생각에 아이들이 희생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9. comodo 2008/03/15 06:13 # M/D Reply Permalink

    '애들'이 더이상 '애들'이 아니네요 휴,

    1. 2008/03/16 18:50 # M/D Permalink

      요즘 애들이 정말 불쌍합니다. 그래도 저는 저렇게 살지 않았는데.. ㅠㅠ

Leave a comment
« Previous : 1 : ... 238 : 239 : 240 : 241 : 242 : 243 : 244 : 245 : 246 : ... 323 : Next »

블로그 이미지

펄의 삶 생각 느낌들을 적는 공간입니다. http://blog.naver.com/pariscom에서 보금자리를 옮겼습니다. 이메일은 pariscom@gmail.com입니다.

- 펄

펄과 만나는 방법

Archiv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