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희한한 기사를 하나 읽었다.
http://news.media.daum.net/foreign/others/200801/09/newsis/v19537748.html

삼성전자가 세계 가전전시회(CES) 기간을 맞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에 자사의 LCD TV를 홍보하는 전면 광고를 연일 때리고 있는데, 칭찬하는 기사는 커녕 오히려 비판 기사가 실려 "광고효과가 없다"는 소리를 듣고 있다는 기사다.

문제는 이날 저널에 B섹션 1면과 2면에 걸쳐 HD TV의 장단점을 분석하는 기사가 실렸다는 사실이다. 물론 삼성 제품만을 겨냥한 것은 아니었지만 HD TV의 장점을 부각하며 홍보에 열 올린 삼성으로선 낭패스런 일이었다.

저널은 최근 급격히 판매가 신장되는 LCD TV가 빠르게 움직이는 스포츠에서는 화면의 번짐현상(Blurring)이 심하다면서 관련 업체들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기존의 브라운관 TV에서는 선명한 야구 경기화면이 LCD TV에선 심하게 번져버린 장면을 비교하는 사진을 게재, LCD TV의 문제점을 상대적으로 부각시켰다.
첫째, 일단 WSJ이 쓴 기사는 삼성만을 겨냥한 것은 아니었고, HDTV 특히 LCD TV의 전반적인 단점을 분석한 기사였다. 스포츠 중계 등에서 잔상이 남는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다. 따라서 삼성 광고와의 직접적 관련성은 없다고 볼 수 있다.

둘째, "광고 효과가 없다"는 판단이다. 광고는 신문사에 주지만 사실 독자를 겨냥한 것이다. 신문사는 광고를 받았다고 해서 해당 업체에 호의적인 기사를 써 주거나 비판적인 기사를 빼야 할 의무가 없으며, 그렇다면 오히려 잘못된 것이다. 상당수 한국 언론들이 이런 잘못된 관행을 저지르고 있는 것을 비판해야 할 마당에, 오히려 외국 언론의 광고 편집 분리 원칙이 이상하다고 쓰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인 셈이니, 거참 이상한 분석이다.

물론 해외 언론이라고 광고와 편집 분리 원칙이 다 지켜지는 것은 아니다. NYT나 WSJ이나 FT, WP 같은 걸 제외하면 꼭 그렇진 않다. 오히려 Business Week 같은 잡지를 보면 특정 기업에 대한 찬양 기사를 화끈하게 커버스토리로 다루고 광고를 유치하는 경우도 꽤 잦다. 하지만 그런 원칙을 고수하는 언론사의 수가 많지 않다고 해서 그 원칙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PS. 기사를 다시 읽어보다가 내가 오독한 게 아닌가 헷갈리기 시작했다. 혹시 뉴시스가 "삼성 너 광고 주고도 뒤통수 맞았지? 쌤통이다"라는 식으로 쓴 것을 내가 잘못 이해한 게 아닐까? 누구 말대로 난독증? 뭐 그런 의도로 기사를 쓰는 것도 황당한 것이지만.. (이죽거리기 식의 기사는 안 쓰는 게 좋다)
Posted by 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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