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갑자기 하혈을 해서 '꼼짝 말고 누워 있으라'는 의사의 명령에 회사도 쉬고 집에서 칩거(?)하고 있다. 이틀 정도 지난 후 피가 멎은 줄 알았는데 또다시 조금씩 나오기 시작, 이거 위험하다 싶어서 오늘 다시 병원에 가서 검사를 했더니 한 달은 누워있어야 한다고 휴직을 하라고 한다.

임신 초기에 이렇게 피가 나는 증상을 '절박유산'이라고 하는데, 최대한 안정을 취하고 잘 유지를 하다 임신 5개월 정도 되면 안심해도 되는 반면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유산이 될 확률이 매우 높다고 한다. 실제 절박유산이 실제 유산으로 이어지는 확률이 절반 가까이 된다고 하니 정말 위험하다고 하겠다.

한달이나 회사를 쉬고 안정을 취해야 한다니 좋겠다고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지만 내 지금 상태는 완전히 최악이다. 입덧이 마지막 피치를 올리는 듯 밥을 거부해서 과일과 쌀국수로 연명하고 있고 피부와 입술은 갈라터지고 하도 누워 있다보니 허리도 아파 죽겠다. 아기 걱정과 스트레스에 머리도 아프고 우울증에 걸리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앉아 있는 자세가 (압박을 가하기 때문에) 매우 안 좋아서 누워 있는데, 그렇다고 엎드려 있을 수도 없으니 컴퓨터를 쓰거나 책을 읽기도 보통 힘든 게 아니다. 지금도 옆으로 누운 희한한 자세로 자판을 두드리고 있다. 이렇게 쉬느니 건강한 몸으로 회사 다니면서 선배한테 쪼임 당하면서 일하는 게 훨씬 낫겠다 싶을 정도다.

아무래도 이 상태로는 당분간 블로깅이든 웹서핑이든 못할 것 같아서 공지 삼아 이 글을 쓴다.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어떤 불편함이 있더라도 어쨌든 뱃속의 아기가 무사하기를 바랄 뿐이다.
Posted by 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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