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입덧과 코감기가 겹쳐 끙끙 앓으면서 너무나 힘든 밤을 보냈다.
비몽사몽에 이러다 무슨 일 생기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잠깐 정신이 들어 시계를 보니 새벽 3시였다.
저녁 8시쯤에 간단히 밥 먹고부터 드러누워서 앓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지난 것이었다.
하지만 옆에는 아직 남편이 보이지 않았다.
술 약속이 있다고 했으니 늦나 보다... 하고 다시 잠을 청했다.
그런데 남편이 나타난 시각은 새벽 4시반.
마누라는 거의 사경을 헤매면서 괴로운 밤을 보내고 있는 동안 남편이란 작자는 새벽까지 술 퍼마시고 들어와서 눕는 꼴이라니.
평소라면 원래 그런 사람이니까, 하고 넘어갔겠지만 임신 상태라 신경이 예민해져서 그런지 남편이 너무나 얄미웠다.
오늘 낮 1시 반이 되어서야 기지개 켜면서 일어난 남편이 왜 그렇게 뻔뻔해 보이는지...

몸 상태만 괜찮으면 사실 대충 넘어갈 수도 있는 일인데 정말 쓰러지기 일보 직전으로 몸이 안 좋으니 남편이 더 원망스러운 것 같다.
한슬이는 태어나서도 그랬지만 뱃속에서도 거의 나를 괴롭힌 적이 없는데, 둘째는 뱃속에서부터 이러니 나서는 또 속 썩이는 아이가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쓸데없는 생각까지 든다.
태아를 위해서는 산모가 편안한 마음을 갖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데, 그게 참 힘들다.

Posted by 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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