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비극적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너무나 충격을 받았고 곧 죄책감이 밀려왔다. 그 동안 내가 그에게 퍼부었던 비판이 고스란히 떠올랐던 것이다.
타협보단 대결을 택하는 정치 스타일, 한미 FTA를 적극 추진한 우파적 경제정책, 주택 거품(물론 일부러 조장한 건 아니고 외부 요인도 컸지만)으로 양극화를 심화시킨 장본인, 최종적으로 국민들에게 진보에 대한 환멸을 느끼게 해 2MB 정부를 출범시키는 데 일조한 사람...
그러나 나는 그분이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해서가 아니라 정말로 옳다고 믿는 것을 위해서 살아왔던 진정으로 선량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내 비판이 근거가 있고 악의가 없는 것이었다 하더라도 미안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명분보다는 자기 자신의 이익에 더 방점을 두고 살아간다. 하지만 그는 그렇지 않았다. 아마 나뿐 아니라 노통을 믿었다가 실망하고 등을 돌렸던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죽음을 통해 그의 삶을 되돌아보면서 이 같은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미안한 기분을 느끼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그의 죽음은 적들에 대한 분노보다 자기 자신에 대한 반성을 더욱 크게 불러일으키기에 의미가 깊다. 그리고 또다시 우리집 집값 오를까 하는 기대 때문에 앞날을 망치는 선택을 하지는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하는 계기가 되기를 빌어 본다.
물론 그가 편 정책에 대한 평가와 인간적인 면모는 구분돼야 한다.
하지만 너무 빨리 냉정해질 필요는 없다, 이번에는.
ps. 일차적으로 검찰과 이 정권, 그리고 보수언론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을 한 거나 다름없다. 부인이 아니라 본인이 돈을 받았다든지 요구했다든지 하는 증거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조중동문과 짝짜꿍이 돼 언론플레이를 했던 검찰은 살인자라는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다.
노 대통령이 취임한 그 순간부터 죽기 직전까지 오로지 그에 대한 흠집을 잡는 데만 혈안이 돼 있었던 보수언론은 살인 공범이다. 솔직히 나는 조중동문 기자들이 얼굴을 들고 다니는 게 신기할 지경이다. 만약 내가 그 입장이라면 죄책감 때문에 죽고 싶은 마음까지 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게다가 그 언론들이 "평가는 훗날 역사에 맡기자" 어쩌구 떠드는 걸 보면 정말 꼭대기부터 데스크까지 한대 때려주고 싶은 심정이다. 노무현의 일거수일투족을 트집 잡았던 행태는 어디가고 갑자기 역사를 들먹거리며 책임을 피하려 하나? 조선일보 만평(
http://hammer.egloos.com/4958758 )을 보니 정말 가관이구나..
Posted by 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