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수요모임(3차) 후기

3차이자 마지막 블로그 수요모임을 18일 성대앞 레스토랑 비오니아에서 가졌습니다.
지난번에도 얘기했듯 모임 공간으로 매우 적절해서 이번에도 같은 곳에서 진행했습니다.
주제는 파워블로거(or 파워블로그, 블로그 파워)와 메타블로그였습니다.
참가자는 민노씨, 저, 써머즈님, 한날님, 이승환님 등 기존 멤버와 주성치님 한사님 등 7명이었습니다. 강정수님, 필로스님도 참가예정이었지만 사정이 있어 못 오셨습니다. 올블의 주성치님은 메타블로그라는 주제에 맞게 특별히 초청했습니다.

먼저 파워블로그 혹은 블로그 파워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요, '파워'라는 말의 실체에 대한 논의가 오갔습니다.

  • 민노씨 : 내가 좋아하는 블로그는 파워에 관심이 별로 없다. 나와 세상이 바라보는 파워가 다르다. 마케팅 쪽에서 바라보는 파워와 차이가 있다. 가장 아쉬운 것은 뜻있는 블로거들이 네트워크를 구성해서 의미있는 시도를 할 수 있을 텐데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다.

    써머즈: 요즘 파워블로거라고 세상에서 부르는 사람들은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을 것 같다. 첫째, 오프라인에서 이미 파워를 가진 사람(CEO, 정치인, 연예인 등) 둘째, 주제를 한 가지로 정하고 전문적으로 쓰는 블로거, 셋째, 기업들이 마케팅에 써 먹기 딱 좋은 블로거.

    주성치 : 초창기에 파워블로거라는 말이 나왔을 때 파워블로거의 실체가 있느냐,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점차 그 실체란 게 생겼다. 문성실씨가 공동구매를 하면 바로 매진된다. 실체를 증명할 수 있게 된 것이고, 돈이 되니 기업에서도 파워블로거에게 돈을 쓰게 된다. 하지만 마케팅 용도로 파워블로그라는 말을 쓰다보니 파워블로그라는 말의 의미가 그렇게 좋은 뜻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글을 잘 써서 영향력이 있는 블로그에는 오히려 파워블로그라는 말을 잘 안 쓰게 된다.

    한날 : 블로그에 파워가 있다면 그것은 '네트워크'의 파워를 의미한다고 본다. 개개의 것에는 파워가 없으며, 사람들이 많이 모이기 때문에 파워를 갖는다. 즉 사람들을 모이게 하는, 네트워크의 중요한 하나의 노드가 파워를 갖는다.(한날님의 이 발언이 이날 참석자 대부분의 공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한사 : 블로그에서 파워를 갖는다면 평판(reputation)을 의미하는데, 블로고스피어에서 그 정도 명성을 쌓을 수 있느냐에 대해 회의적이다.

'파워'의 의미를 논의한 후에는 파워를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 해야 블로그 세상이 파워를 갖도록 할 수 있느냐는 논의에 초점이 모아졌습니다.

  • 민노씨 : 한날님 말씀에 공감한다. 파워블로그가 의미가 있다면, 그것은 사람들이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네트워킹 파워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그러한 시도를 보여주지 않고 있으며, 그러다보니 블로그의 정치적 잠재력이나 가능성이 급속히 사라져 가고 있다. '블로거 파워'를 작동시킬 수 있는 사람들이 어떤 방향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한사 : 그런 무언가를 하려면 동기 부여가 필요하다. 그러한 동기는 인센티브가 주어지는 제품이나 음식 리뷰, 트래픽이 주어지는 연예 포스팅 등을 제외하면 특별히 없지 않는가.

    민노씨 : 명예욕, 유희, 즐거움, 물적인 인센티브 등이 있다. 꼭 돈이 많이 들거나 하지 않더라도 블로그에서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시도들이 찾으면 있을 것이다.

    써머즈 : 블로그로 할 수 있는 시도도 산업적으로 분류하면 문화산업인데, 다른 문화산업은 영화처럼 선투자가 있다. TED도 스폰서 받아서 한다. 블로그에서는 그런 게 안 보인다. 투자를 받는다는 게 어렵다.

    한날 : 그런 시도가 없지 않았다. 하지만 거의 순수하게 개인 열정으로 시작해 아주 작은 후원을 받는 정도였다. 사람들이 생업도 있는데 현실적으로 어렵다.

    민노씨 : 작은 시도가 많아야 큰 시도가 나오는 토양이 된다. 새로운 문화 창출을 가동시키려면 그러한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 무언가 돈 안 들이고도 할 수 있는 게 있을 텐데 부족하다.

    써머즈 : 다른 미디어와 시도가 다르다. 영화찍는 사람은 그런 시도를 (부업이 아니라) 직업적으로 한다. 가장 잘 됐을 때의 기대치가 블로그와는 차원이 다르다. 아주 소소한 시도는 있었다. 배턴놀이 배지 달기 리본 달기 등등.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다. 동영상 UCC만 해도 공중파 방송에 나갈 수 있는데 블로그에 아무리 글 잘 써도 그렇게 못한다.

    민노씨 : 메타블로그가 그러한 다양한 시도를 가능하게 돕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논의는 자연스럽게 메타블로그로 넘어갔습니다. 메타블로그가 본래의 역할(블로그 글의 유통)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질타가 많았습니다.

  • 한날 : 오랜만에 새로 블로그(한날의 창업 이야기)를 만들어서 메타에 가입해 등록을 해 봤는데 어려웠다. 진입 장벽이 있다. 올블은 가입 후 며칠 동안 긁어가지 않았다. 또 신입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 메타에 너무 많은 글이 올라오는 것도 문제다. 그렇다고 시스템의 필터링은 갈수록 의미가 낮아지고 있다. 트위터나 페북같은 SNS를 통한 링크 유입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는 자기가 팔로하는 사람의 필터링을 신뢰한다는 것이다.

    민노씨 : 블로그 글을 많이 보여준다는 본질적 메타의 역할은 점점 사라지는 것 같다. 반대로 메타가 할 수 있는 여러가지 일들이 있는데, 수년 동안 안 해오고 있다. 예를 들면 체계적인 아카이브를 쌓는 것 등이다. 11월이 되면 10월의 이슈를 아카이브로 정리해 준다든지. 물론 편집자의 역할이 필요하다.

    써머즈 : 블로그 글이 적을 때는 기계적 알고리즘으로 충분했지마 지금은 아니다. 전문갇르이 걸러서 유통해주는 게 나을 수 있다. 태터앤미디어는 주제별로 몇 명씩 모아서 분리를 해 주는데 이런 발상을 좋았다.

    한날 : 메타블로그의 정체성은 '유통자'인데 유통을 못하고 있다. 엉뚱하게도 구글 리더의 share나 i like 기능 등 친구들이 추천해 준 글이 내 입맛에 딱 맞는 메타 역할을 하고 있다.

    써머즈 : 유통을 어떻게 하면 잘 하느냐. 중요한 정보를 골러서 보여주어야 한다. 버릴 것을 버리고 집중한 데 집중해야 한다. 다 가지고 가려니까 애매해졌다. 10만개 수집할 필요 없다. 차라리 it올블, 시사올블처럼 전문 메타로 가는 게 나을 수도 있다. 결국 에디터가 있어야 한다. SNS를 활용하는 것도 좋을 거라고 본다. 트위터나 다른 SNS에 쏠 수 있는 블로그 플러그인을 올블에서 만들어 준다면 어떨까. 그렇게 얻은 정보를 토대로 글의 경중을 따질 수 있다.

특히 사용자들의 '추천'에 대한 회의적 반응이 많았습니다.

  • 써머즈 : 메타에서 사용자들의 참여는 추천이 전부인데 그것도 매우 적어졌다.

    주성치 : 통계를 내 보면 추천이라는 행위를 하는 사람의 수가 정말 민망할 정도로 적다. 올블을 완전히 새로 만들고 있는데 아이폰보다는 먼저 오픈할 거다. 여태까지 올블의 기본 개념이었던 블로그 글을 올라오는 순서대로 죽 보여주는 시스템은 완전히 폐기할 계획이다. 전혀 쓸모가 없다고 내부에서도 인식했다.

    민노씨 : 프레임 매개 추천 시스템은 이제 버려야 할 때다.

    한날 : 예전에 사람들이 추천을 했던 것은 보고 싶은 글이 메인에 떴기 때문이다. 선덕여왕, 미실? 나는 관심이 없다. 사람들은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의 추천을 믿는다. 모든 주제나 모든 블로그 추천 툴은 필요가 없다.

    민노씨 : 추천 대신 자유로운 블로깅 행위(예를 들면 링크를 거는 것)를 토대로 글의 경중을 따지는 것은 어떨까. 인위적인 추천행위는 한계에 도달했다.

    주성치 : 새로운 올블에는 자기의 행동이 자연스럽게 반영된다. 추천도 툴바도 없어진다. 메타블로그의 철학을 바꾼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미디어를 추구했지만 그건 아니라고 결론냈다.

    써머즈 : 메타블로그는 태생적으로 IT회사이다. 그런데 여태까지 기술혁신이란 게 없었다. 트위터로 날리기, 페북으로 보내기 등 다양한 매시업 기술을 활용하면 다른 미디어와 경쟁할 때 장점이 될 수 있다.

    민노씨 : 메타블로그가 블로그계에서 필요한 이슈를 선도적으로 나서서 이끌어 줄 필요가 있다. 하다못해 블로그에 음악을 거는 행위를 합법적으로 가능하도록 한다든지, 그런 것 좀 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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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20 13:49 2009/11/20 13:49

* 제목을 바꿨습니다. 이 글은 이글루스 방식과 같은 블로거들의 상호 추천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지는 시스템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쓴 것인데, 댓글을 읽어보니 아무래도 메타블로그를 비교하는 쪽으로 읽히고 있는 듯 하네요. 제대로 글을 못 쓴 제 책임입니다... 하다못해 제목이라도 덜 선정적으로 고쳐야겠다 싶어서 바꿨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

지난해 말부터 얼마 전까지 2007년을 빛낸 우수 블로그들을 선정하는 행사가 많이 있었다.
그만큼 예전에 비해 블로그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고, 블로그와 블로거들의 수도 크게 늘어났다는 반증이라고 생각한다.

★ 올블로그 TOP 100 : http://award.allblog.net/2007/
★ 티스토리 2007 우수 블로그 : http://www.tistory.com/supporters/
★ 다음 2007 블로거 기자상 : http://bloggernews.media.daum.net/event ··· ize.html
★ 2007 이글루스 TOP 100 : http://top100.egloos.com/

(더이상 생각이 안 나는데, 더 있으면 댓글로 알려주시면 감사)

이중 올블로그와 티스토리 우수블로그는 몇몇 변수를 토대로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선정하는 방식이고, 다음은 몇몇 심사위원이 선정하는 방식, 이글루스는 이글루스 이용자들이 직접 우수 블로그 10개씩을 추천하고 이를 바탕으로 많은 추천을 받은 블로그 100개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나는 이중 선정 방식이나 선정 결과 면에서 모두 이글루스 방식이 가장 만족스러웠다.

우선 기계가 아닌 블로거가 직접 추천을 하기 때문에 '질'과 상관 없이 '양'으로 승부하는 블로그가 대거 포함되지 않는다. 사안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을 쓰기보다는 현재 가장 관심을 받고 있는 '뜨는' 이슈에 대해 간단히 포스팅해서 방문자들을 유도하는 블로그들이 꽤 많은 게 사실이다.

둘째로 굳이 100위 발표 때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이글루스 이용자들이 직접 고른 10개의 우수 블로그들을 사전에 다양하게 만날 수 있어, 좋은 블로그들을 찾아 RSS 리더에 등록하고 싶은 욕구(사실 나는 우수 블로그 선정행사를 이 목적으로 이용한다)를 미리 미리 만족시킬 수 있다. 사실 100개개 한꺼번에 발표되면 너무 많아서 그 많은 블로그들을 일일이 들어가 보기가 쉽지 않다.

이글루스가 추천제 방식을 하다보니 인기 블로그가 계속 100위 안에 남아 있고 '세대교체'가 잘 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sonnet님의 분석에 따르면 그렇지 않다. 상당히 많은 블로그들이 100개 안에 신규 진입했다.

이글루스 TOP 100 선정의 유일한 단점(이라고 하기는 뭣하지만)이라면 이글루스에 둥지를 튼 블로그들만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다. 티스토리도 그렇고 올블로그도 그렇고 해당 서비스에 등록한 블로그들만을 대상으로 선정을 하는데, 그냥 플랫폼 상관 없이 모든 블로그를 대상으로 이글루스 방식으로 우수 블로그들을 추천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순위를 매기는 목적이 아니라, 진짜 좋은 블로그들을 서로 알리고 나누기 위해서 말이다. 따라서 굳이 누가 얼마나 많이 추천 받았는지를 집계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각자 자신의 블로그에서 10개의 우수 블로그를 추천하고 이 포스팅을 특정 사이트에 트랙백한다. 또는 매주 그주의 좋은 포스트를 10개씩 선정해서 포스팅하는 것도 좋겠다.

전에 내가 젬로그(www.gemlog.kr)를 이런 목적으로 만들었는데 나 이외에 아무도 글을 올리지 않아서 포기했었다. (회원가입을 안 해도 글을 쓸 수 있게 했건만.. ㅠㅠ) 뭔가 다른 방식으로 이 도메인을 활용해 블로거들의 상호 추천을 활발하게 만들었으면 좋겠다. 가끔 리퍼러를 보면 민노씨(http://minoci.net) 블로그에서 오는 트래픽이 엄청나게 많다는 데 놀란다. 아마 민노씨만큼 다른 블로그의 좋은 글을 자주 소개하는 블로거도 없을 것이다.

많은 블로거들이 각자 고립된 '섬'을 탈출하기 위한 방법으로 메타블로그를 이용한다. 하지만 올블로그나 다음 블로거뉴스 등에서 '눈에 띄기' 위해서는 이슈를 가장 먼저 가장 섹시하게 포스팅하는 방법 밖에 없다. 아무래도 시간을 들여 제대로 고민한 끝에 쓰는 좋은 글이 많은 이들에게 읽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블로거들이 서로 추천하는 아날로그식 추천 시스템을 발전시켜 나가는 방법밖에 없지 않나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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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18 22:26 2008/02/18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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