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터넷 상에 블로그 마케팅의 안 좋은 사례들이 자꾸 보였기 때문이다. 네이버에서 상당히 이름을 얻은 몇몇 요리 블로거들은 아예 대놓고 광고.이벤트 블로거로 전락해 버린 경우까지 등장하고 있다. (나도 몇몇 요리 블로거의 RSS 피드를 등록해 놓고 있는데 최근 한 엄청 유명한 블로거(오해 방지. ㅁㅅㅅ님은 절대 아님. 나는 ㅁㅅㅅ님 존경합니다)의 피드를 지웠다. 이제 나도 도저히 광고인지 체험인지 구분 안되는 내용을 보기 지겨워져서.)
그런데 지난 주까지 정말 내 블로그에 한 줄 단상 적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바빠서 감히 얘기를 꺼내지 못했는데, 갑자기 이번 주에 이 주제와 관련된 글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다. (블로그래픽 회생(?) 프로젝트로 좋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뭐든 생각은 즉시 옮기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여기까지는 그냥 횡설수설이고...
어떤 말을 하려고 했던 건지는 알겠는데, 문체가 과격한 데 비해 근거는 빈약한 몇몇 글들에 대해서는 민노씨(http://minoci.net/656) 의견에 매우 동의하므로 굳이 논평하지 않겠다.
또 프레스 블로그를 비롯한 돈 받고 리뷰 쓰는 블로깅에 대한 의견도 민노씨(http://minoci.net/655)와 같다. (이렇게 잘 정리해 주시니 내가 반복할 필요가 없어 감사할 따름)
이제부터 하고 싶은 말은 미디어의 신뢰와 관련한 것이다.
블로그와 신문은 둘 다 미디어다. 그런데 미디어는 태생적으로 신뢰라는 것과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가 없다. 0.01%의 신뢰라도 있어야 독자들이 그 미디어의 기사를 읽을 것 아닌가. 아무리 노골적인 황색신문이라고 해도, "OOO 연예인이 거액 도박하다 걸렸다"는 가십성 기사를 1면 톱으로 대문짝만하게 내보낼 때는 "독자들아, 이거 믿어줘, 우리가 취재한 특종이야!"라는 호소를 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물론 블로그는 1인 미디어고 신문은 설립 허가를 받고 인쇄까지 해서 돈을 받고 파는 것이므로 요구 받는 신뢰 수준도 다르다. 신문에게 공정성과 객관성, 정확성이 훨씬 더 요구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정도가 다를 뿐이지 미디어는 신뢰를 먹고 사는 생물이라는 점에서 본질은 동일하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신문은 스스로 신뢰를 까먹어 왔다. 과거 군사정권 시절에는 나팔수 역할을 했고, IMF 이후 재정이 어려워지자 광고주들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전날 가판에 특정 그룹을 비판하는 기사를 실었다가 광고가 들어오면 다음날 조간에서 빼는(소위 '엿 바꿔 먹는') 풍토까지 있었다. 지금은 가판이 다들 없어졌지만 아직까지 경제지들은 가판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OOO대상 XXXX특집 등 본지 이외에 별도 섹션을 만들고 관련 기업의 광고를 유치하는 전략을 써 먹은지도 오래됐다.
이렇게 신뢰를 잃어 온 결과는?
신문산업의 쇠락이다. 물론 인터넷 등의 발전과 경제 침체로 세계 최고의 정론지라는 뉴욕타임스마저 위기에 몰릴 정도로 전세계 신문시장은 동시에 위기를 겪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신문이 인터넷, 방송보다도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게 다르다. 이 같은 결과는 신문들이 예전엔 권력, 지금은 광고주의 눈치를 볼 뿐 아니라 지나친 편향성으로 멀쩡한 사실까지 왜곡해 왔기 때문이다. 결과는? 독자를 스스로 떨어뜨리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에는 블로그 마케팅이라는 것이 유행하면서 블로그라는 매체의 신뢰도까지 떨어뜨리고 있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 물론 블로그가 1인 미디어이므로 특정 블로그가 계속 (기업의 돈을 받고 광고성 포스팅을 하는) 의심스런 행동을 할 경우 해당 블로그의 평판만 떨어지는 것 아니냐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블로그가 '다수'가 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매일 꾸준히 구독하는 블로그가 아니라 단순히 검색엔진에서 특정 제품 등에 대한 정보를 알기 위해 검색을 해서 찾아 들어간 블로그의 경우, 이 블로그가 광고성 포스팅을 양산하는 블로그인지 오로지 소신 있는 블로깅만 하는 블로그인지 알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다보니 블로그에서 하는 리뷰 전반에 대해 불신이 생기게 된다. 나 자신도 가끔 (유명 블로그든 그렇지 않든) 제품 리뷰를 보면서 이거 돈 받고 쓴 거 아니야, 하는 생각을 할 때가 많다. 그러니까 이걸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헷갈린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
1. 수천~수만원에 이르는 광고비를 받고 그런 포스팅을 하지 마시오, 협찬을 받았다면 협찬 받았다고 쓰시오. 가장 널리 권하는 방법이다. 문제는 이렇게 말해 봤자 결국 개개인의 도덕성에 호소하는 것일 뿐이라는 점.
2. 윤리강령을 만들자는 발상도 그리 효과적이진 못한 것 같다. 민노씨 지적처럼 블로거를 애초에 도덕군자가 아니라 블로그를 통해 명망(?)과 수익도 얻고 싶은 소박한 욕망을 지닌 개체로 보고 대안을 찾는 게 더 실효성이 있지 않을까 싶다.
3. '정직한 블로깅'이라는 슬로건을 만들고 이를 간단한 로고로 만들어서 원하는 사람들이 각자 자기 블로그에다가 붙이는 방법도 생각해 봤다. 역시.. 우습다.
이런 식?
4. '신뢰도 평가 시스템' 같은 걸 개발하면 어떨까 싶기도 했으나... 신문처럼 기껏해야 수십개 정도가 아니라 수천 수만개 블로그에 일일이 그런 걸 적용하기는 불가능할 것 같다.
5. 검색업체에 정확한 검색을 위한 옵션을 도입하라고 요구하는 방법이 있다. 갑자기 특정 상품 키워드와 관련한 블로그 포스팅이 증가했을 경우 검색 결과에서 빼는 것이다. 하지만 검색업체에 그걸 요구한다는 것도 쉽지 않고, 어떤 업체에서 특정 상품에 대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면 포털에 키워드 광고도 병행할 가능성이 높아 역시 실현 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질 것 같다. 하지만 실현이 된다면 가장 효과적일 것이다. 어차피 블로그 마케팅 업체에서 노리는 것은 검색엔진에 주르륵 뜨는 것이니.
6. 음.. 더 생각이 안 난다.
정말 아무 것도 안 하고 10분 동안 아이디어를 생각해 봤는데 떠오르지를 않는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댓글 좀 달아주시면 여기에 추가해 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