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난주 갔다 온 세비야 출장과 관련, 드디어 포스팅을 하기로 했습니다. 사진이 많은데 정작 그럴듯한 사진은 없네요. 제 사진 솜씨가 워낙 없어서 '누르면 그림'인 세비야에 가서도 제대로 건진 게 별로 없군요. 어디나 마찬가지지만 세비야도 직접 가 보는 게 제일 좋을 것 같습니다. 정말 노년에 와서 살고 싶다, 할 정도로 날씨 좋고 도시도 아름답고 인심도 좋은 그런 곳이었습니다.
갔다 와서 쓴 기사는 다음 링크를 참고하시고요..
http://news.media.daum.net/culture/leisure/200712/21/hankooki/v19350542.html
제 블로그에서 여행 포스팅은 정말 드문데, (다른 블로그에서 충분히 많은 것 같아) 세비야는 그래도 많이들 가시는 곳이 아니라(스페인 가시는 분들은 대개 마드리드나 바로셀로나를 가시죠) 포스팅할 가치는 좀 있는 것 같습니다. 여행이든, 어학연수든, 유학이든 준비하시는 분들께도 약간의 도움이 될 수 있겠죠. 사진은 일부러 작게 줄여서 올릴 예정인데, 혹시 바탕화면용이라든지 큰 사진을 원하시면 언제든지 드리겠습니다. (물론 재배포만 안 하신다면요)
오늘 첫 번째로 세비야의 가장 대표적인 볼거리인 세비야 대성당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일단 간단히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의 역사를 소개하자면, 이곳은 고대 페니키아인부터 로마인, 무어인(무슬림), 북쪽에서 내려온 중세 기독교인들이 차례로 점령했고,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이후 아메리카 대륙의 인디오들을 착취해 수많은 금은보화를 갖고 왔던 항구로 번성을 했습니다. 집시 문화의 영향까지 받아서 '문화의 용광로'라고 부를 정도로 '짬뽕 문화'가 특징이예요. 지도를 보시면 지정학적 위치가 그 원인이라는 걸 아실 겁니다.

세비야 대성당도 맨 처음에는 711년 안달루시아를 점령한 무어인에 의해 세워진 회교 사원(모스크)였습니다. 15세기 기독교인들이 점령한 후 오렌지나무 정원과 히랄다 탑을 제외한 나머지를 고딕 양식의 대성당으로 완전히 바꿔 건축했습니다. 현존하는 고딕양식 성당중 가장 크고 전체 가톨릭 성당 중에서는 성 베드로 대성당과 영국 런던의 세인트 폴 성당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큽니다. 높은 첨탑과 천장, 웅장하고 엄숙한 분위기, 아름다운 스테인드 글라스 등이 전형적인 고딕 양식을 보여줍니다.


히랄다 탑은 원래 회교 사원 당시에 꼭대기에 사람이 올라가 큰 소리로 기도 시간을 알리는 용도였습니다. (지금도 회교 사원들에서는 사람이 직접 노래부르듯 기도 시간을 알립니다. 확성기를 사용한다는 점은 다르지만) 기독교인들이 모스크를 성당으로 개축한 뒤 히랄다 탑의 꼭대기에 종루를 세우고 맨 위에는 바람이 불면 흔들리는 '히랄디요'(움직인다는 뜻으로 일종의 풍향 풍속계임)를 올려 놓았습니다. 여기서 탑 이름이 '히랄다'라고 불리게 됐습니다.




또하나의 이슬람 건축 요소가 오렌지나무 정원인데요, 이슬람 건축은 건물 내부에 천정이 뚫린 사각의 정원을 만들어 놓는 것이랍니다. 이렇게 하면 여름에 많이 시원하대요. 오렌지나무는 세비야의 상징이나 다음 없는 것인데, 가로수도 모두 오렌지나무이고, 통계적으로 보아 대략 세비야 주민 10명당 오렌지나무 1개가 심어져 있을 정도입니다. (세비야 인구 72만명, 오렌지나무 7만그루) 한겨울에는 초록 이파리 사이에 오렌지가 주렁주렁 달려 있어서 보기 좋고 봄여름에는 정말로 향기로운 꽃이 핀다고 합니다.


성당 내부에는 스페인의 유명 화가들이 그린 걸작이 많이 걸려 있는데, 예를 들면 무리요의 '성모수태' 같은 것은 정말 유명합니다. 또 굉장한 크기의 파이프오르간이 있는데, 이 파이프가 동시에 다 울리면 성당이 무너진다고 해서 보통 한번에 전체의 20% 정도만 사용해 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다른 성당에 없는 세비야 대성당만의 볼거리는 신대륙에서 온 황금으로 만든 보물들입니다. 당시 세비야는 신대륙 상품이 들어오는 독점 항구였기 때문에 성당에도 많은 금으로 만든 유물들이 남아 있습니다. 이중 황금벽이 가장 유명한데, 정말 거대한 벽 하나를 모두 황금 조각으로 가득 채웠습니다. 물론 그 조각의 내용은 성서의 내용인데요, 원주민들을 착취해 이런 걸 만드는 것만큼이나 성경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것도 없지 않나 싶어서 볼 때 기분이 씁쓸합니다. 성당 안에는 또 콜럼버스의 묘가 있는데, 남미 사람들이 보면 기분이 어떨까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