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입덧과 코감기가 겹쳐 끙끙 앓으면서 너무나 힘든 밤을 보냈다.
비몽사몽에 이러다 무슨 일 생기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잠깐 정신이 들어 시계를 보니 새벽 3시였다.
저녁 8시쯤에 간단히 밥 먹고부터 드러누워서 앓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지난 것이었다.
하지만 옆에는 아직 남편이 보이지 않았다.
술 약속이 있다고 했으니 늦나 보다... 하고 다시 잠을 청했다.
그런데 남편이 나타난 시각은 새벽 4시반.
마누라는 거의 사경을 헤매면서 괴로운 밤을 보내고 있는 동안 남편이란 작자는 새벽까지 술 퍼마시고 들어와서 눕는 꼴이라니.
평소라면 원래 그런 사람이니까, 하고 넘어갔겠지만 임신 상태라 신경이 예민해져서 그런지 남편이 너무나 얄미웠다.
오늘 낮 1시 반이 되어서야 기지개 켜면서 일어난 남편이 왜 그렇게 뻔뻔해 보이는지...

몸 상태만 괜찮으면 사실 대충 넘어갈 수도 있는 일인데 정말 쓰러지기 일보 직전으로 몸이 안 좋으니 남편이 더 원망스러운 것 같다.
한슬이는 태어나서도 그랬지만 뱃속에서도 거의 나를 괴롭힌 적이 없는데, 둘째는 뱃속에서부터 이러니 나서는 또 속 썩이는 아이가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쓸데없는 생각까지 든다.
태아를 위해서는 산모가 편안한 마음을 갖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데, 그게 참 힘들다.


Posted by 펄
둘째를 갖기로 맘먹고 노력한 지 네 달째..
결국 아기를 가지게 됐다.
뉴질랜드의 깨끗한 공기와 자연 덕분인지..
날짜로 계산해 볼 때 딱 뉴질랜드 출장 다녀온 직후 아기가 만들어진 것 같다..

문제는..
한슬이 가졌을 때는 거의 없다시피 했던 입덧을 한다는 점.

증상은 하루종일 체한 것 같은 상태가 계속된다는 것이다.
속은 메슥메슥 느글느글하고 머리도 계속 아프고 미열이 나는 것 같이 느껴지고..
기사를 쓰고 있으면 머리 아픈게 더 심해진다.
밥 먹으면 속 메슥거리는 게 더 심해지고...

물론 우리엄마는 나 가졌을 때 다른 것은 아무것도 못 먹고 7개월을 과일과 우유만 먹었을 정도로
입덧을 심하게 했다고 하니 나는 그 정도가 아닌 게 다행이라고 생각도 되지만..
그래도 너무너무 힘드니 하루에도 몇 번이나 한숨을 쉬게 된다.

가장 편안할 때는 잘 때.
잘 때는 배도 안 아프고 머리도 안 아프다.
그러다보니 아침에 일어나면 "벌써 아침인가" 하며 좌절한다.

입덧이 얼마나 갈지는 알 수 없으나..
보통은 3개월 정도 안에 끝난다고 하는데 그것도 너무 긴 것 같고..
한두 주 안에 제발 끝났으면 좋겠다.
우리 친정엄마처럼 7개월이나 간다면.. 정말 생각조차 하기 싫다.

하지만 아기를 가졌을 때 가장 안 좋은 게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라..
(콜티솔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돼서 아기의 지능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물론 현재는 태아가 손톱보다 작은 정도여서 뇌가 본격적으로 생성되는 때는 아니지만)
마음을 편하게 가져야지.. 하고 자꾸 다잡는다.

빨리 입덧이 끝나고 태아도 건강하게 뱃속에서 자라나서 무사히 세상을 보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Posted by 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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