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결과 분석
20, 30대가 선거를 외면하고 보수적 성향이 강한 50대 이상 장ㆍ노년층이 투표 결과에 훨씬 큰 영향력을 미침으로써, 결과적으로 보수적 가치가 절차적 정당성을 획득하게 된 것이다. 국회는 여야 균형구도에서 보수의 우위구도가 됐다.

30대 이하 젊은층의 선거 외면은 자신들의 미래를 선(先)세대의 정치적 판단에 내맡기는 결과를 낳았다는 점도 심사숙고를 해야 할 대목이다. 진보나 보수 같은 이념적 잣대로 재단하기 어려운 이들 세대가 앞으로도 선거라는 기제를 계속 외면할 경우 사회 전반의 보수화는 더욱 가속화할 수밖에 없다.


40대 이상은 실질적인 이득(즉 부동산 가격 상승)을 위해, 일부 노년층은 '존재 증명'과 '구국의 결단(?)'을 위해 찍었다고 이해하더라도 '가진 것 없고, 엄청나게 오른 등록금 때문에 대학교 다니기 힘들고, 비정규직 취업자가 많아 88만원 세대라고까지 불리는' 20대가 선거를 외면하거나 2번을 압도적으로 찍은 이유는 무엇일까?

사회 어느 분야에서나 1%가 아니면 배제되는 게 당연하게 생각되는 사회에 어렸을 때부터 노출된 찻은 아닌가 싶다. 경쟁이 왜 나쁜지, 왜 내 재능과 상관 없는 곳(예를 들면 시험 문제 잘 맞히기)에서도 1% 안에 들도록 경쟁해야 하는지, 각자의 재능을 발굴하여 사회에 기여하는 게 더 바람직하지 않은지, 생각해보기 보다는 그 1%에 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게 '실용적'이라고 단정해 버린 것은 아닌지.

그런 사회에서 사람들은 1%를 위한 정당, 1%로 이루어진 정당에 표를 주면 나도 1%의 일원이 되는 것 같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 사실은 1%가 될 가능성이 1%나 될까말까인데. 심상정 노회찬이 패배하고 진보신당은 3%도 달성 못해 비례대표 하나 배출 못했는데 문국현이 승리하고 창조한국당이 비례대표 2명이나 배출한 것은 문국현이 1%의 부자에 속한다는 사실과 무관할까?
Posted by 펄
아침 일찍 투표하고 회사에 나왔는데,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투표장이 너무나 한산했다. 그런데 꼭 이른 시간이어서 그런 것만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점심 때까지 투표율이 총선 사상 최악인 것 같다.지난번 17대 총선까지만 해도 (물론 그때는 탄핵이라는 이슈가 있었지만) 60%대였는데 오늘은 아예 50%도 안 나올 것 같은 분위기다.

투표율 저하의 원인은 무엇보다 코미디 같은 정치를 통해 국민들에게 정치에 대한 환멸을 안겨준 정치인들에게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50% 중 30~40%, 즉 전체의 15~20% 정도밖에 대표성이 없는 사람들이 5년을 주무를 것을 생각하니 안타깝다.
Posted by 펄
맑스의 주장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참 많지만, 그들도 종종 맑스의 주장을 인용하곤 한다.
특히 "역사는 두번 반복된다, 한번은 비극으로 한번은 희극으로" 같은 말은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자기 글에 인용한 적이 있을 것이다. 그만큼 그 말의 생명력은 영원하다. 지구상에 인류가 존재하는 한 그러한 사례는 계속 나올 것이니까.

'하부구조, 상부구조'라는 표현도 굉장히 자주 인용되는 표현 중의 하나다. 생산력은 노동, 과학, 기술로 이루어지는 하부구조이고 생산관계는 이데올로기, 사상, 정치,로 이루어진 상부구조인데 하부구조가 변화되면 상부구조 역시 변화한다-고 맑스는 말했다. 하부구조에 의해 상부구조가 변화한다는 것.

이번 총선을 보면 역시 그 말이 딱 맞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이명박 정부 초반의 실책을 보면서 '견제론'에 공감했던 사람들도 막상 자기 동네가 '뉴타운'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한나라당 지지로 마음을 굳혀가고 있는 분위기다. 내가 결혼 전까지 20년 간 살았던 사당동(동작을) 주민들도 정몽준의 (사실관계조차 명확치 않은) 오세훈과 뉴타운 확약설에 완전히 기울어 버렸다. 현재 내가 사는 동네(성북갑)도 강북 뉴타운 바람에 휩싸였다.

나 같은 사람에게 집값이 오르는 것은 내집마련의 길이 계속 멀리멀리 날아가는 것 이외 아무것도 의미하지 않는다. 그냥 '빚 지고 살지 말자' 소신대로 계속 전세 전전하면서 사는 수밖에.
Posted by 펄
대운하 건설 내달 중순부터 본격화할 듯(연합)

-대운하 비밀 추진
-대한민국 1% 부자내각
-남북관계 91년으로 회귀
-경제 고위당국자 발언으로 환율 롤러코스터
-자기 사람 앉히려고 강제로 공기업 기관장 몰아내기
-대학생 7000명 참여한 등록금 시위에 경찰 14000명과 체포전담조 배치
-상호출자제한 풀고 금산분리 완화, 경영권 방어책 도입 등 반시장 친재벌 정책 노골화

이 정도로 부족한 것일까.
한나라당은 이번 총선에서 과반수냐 아니냐를 걱정할 정도로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는 반면 서민의 대변자를 자처한 진보신당 후보들은 오직 일신의 영달만을 위해 살아 온 사람들한테 오히려 밀리고 있는 지경이다.

지난번 대선에서야 워낙 반노무현 감정이 팽배해서 그랬다고는 하지만 이번 총선까지 한나라당과 보수 인사들이 장악하게 된다면, 그것은 분명 '반노'를 떠난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는 뜻이다.

재벌만 잘 살리겠다는 사람의 당을 찍는 '자칭 서민'들이 많은 것은 이제 거의 숨이 막힐 정도로 넘치고 있는 이 사회의 물신주의와 맥이 닿아 있다고 생각한다.

공부 잘 하는 초등학생들에게 장래 희망이 뭐냐고 물으면 "의사"라고 대답한다. 이유는? 다른 것도 하고 싶지만 일단 그건 의사라는 안정적 고소득 직업을 얻은 뒤에 '취미'로 해도 무방하단다.

한 선배는 버스를 탔다가 뒷좌석에서 대학교 새내기로 보이는 여학생이 선배에게 "난 다 괜찮으니까 이명박이 경제만 살려줬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시크릿이니 마시멜로 이야기니 하는 일종의 최면제가 베스트셀러 1, 2위를 꾸준히 유지하는 세상. 열심히 자기계발서 읽은 사람들 덕분에 실제로 돈 버는 건 그 책 쓰고 강연하러 다니면서 돈을 긁어모으는 사람들이라는 걸 모르는 듯 자기계발서는 날개 돋친 듯 팔린다.

주식 투자는 간접적이지만 그나마 기업의 투자를 일으키고 일자리를 늘리는 역할이라도 하지, 아파트 등 거주 목적 주택에 대한 투기는 사회 전체적으로 보면 극히 비생산적인 것인데, 이것도 엄연한 '재테크'요 '투자'로 인정 받고 있다.

그나마 집 한 채라도 있는 '자칭 서민'들은 서민들을 위한 정책을 펴는 정당이 아니라 대한민국 1%를 위한 정책을 펴는 정당에 찍어야 자기 집값이 한푼이라도 오르지 않을까 하는 조삼모사적 계산을 한다. 미국 서브프라임 위기가 부동산 버블 붕괴로 인한 것이었다는 것은 알아도 '부동산 불패' 한국에서는 괜찮다고 생각한다.

"부자되세요~"란 구호가 새해 최고 인기 CF로 떠오를 때부터 노골화한 물신주의가 이제 망망대해의 바닷물처럼 차고 넘치고 있다. 그 바다 위를 떠돌아다니는 배는 언제 육지를 발견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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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2MB가 공정위한테 대기업 상호출자 규제를 더 풀라고 지시했다. 대기업의 상호출자는 사실 그들의 주장과 달리 '투자'가 아니다. A->B->A 식으로 출자하는 게 무슨 신규사업 투자인가. 그냥 극히 작은 지분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총수들의 경영권을 확고히 하는 수단일 뿐이다. IMF 외환위기를 겪고 나서야 순환출자의 위험을 실감하게 됐고 그 이후에 이런 규제가 도입됐다. 그래도 그들에게는 '잃어버린 10년'이니까 그 교훈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겠지. 사실 2MB보다 더 우스운 것은 외환위기의 혹독한 세월을 입술 깨물며 돌파한 뒤 이를 싹 잊어버리고 2MB 정권에 표를 던지는 '자칭 서민'들이다.
Posted by 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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