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딸 순산했습니다.

이달 초부터 나올 거라던 예상을 깨고 둘째로는 이례적으로 예정일이 지나서까지 나올 기미가 안 보였던 아기가 결국 바깥 세상을 구경했습니다.

29일 병원에 진찰을 받으러 갔는데 의사가 자궁도 벌어지기 시작했고 양수도 거의 없어져서 당장 낳아야 한다고 해서 촉진제를 맞고 분만을 했는데 진통한 지 겨우 세시간 반 만에 '순풍' 낳았답니다.

오늘 아침 병원에서 퇴원해서 산후조리원으로 왔고요, 여기는 방마다 컴퓨터가 있어서 이렇게 간단히 소식을 전하게 됐습니다. 아기 사진도 조만간 올리겠습니다.

첫째에 이어 둘째도 딸을 낳았더니 모 은행 행장님이 '금메달입니다'란 문자메시지를 보내주셨네요. 반면 시어머니는 "딸 이름을 '끝슬'이라고 지어라" "네 둘째 시누이 큰동서는 원래 딸 둘만 낳았는데 둘째가 아들을 낳고 시부모한테 사랑받으니 샘이 나서 늦둥이로 아들을 낳았다" 등등 벌써부터 아들 낳으라는 압력을 넣고 계십니다. 당신께서 아들(내 남편)을 낳기 위해 딸을 넷이나 낳으셨으니 그러실 법도 하지요.

뭐 저야 아들이 아니라 딸 선호사상을 가졌기 때문에 둘째가 그냥 귀엽고 사랑스러울 뿐입니다.

조리원에서 2주 지낸 후엔 집으로 가서 계속 산후조리를 해야 합니다. 앞으로 블로깅이 좀 뜸하더라도 이해 부탁드립니다.

ps. 그런데 연쇄 살인마의 위력이 정말 대단하군요. 용산 참사는 물론이고 북한의 폭탄선언도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만들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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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31 14:46 2009/01/31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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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g님을 꿈에 보다.. 기타 등등

1. 어젯밤에 foog님을 꿈에서 봤다.
내 꿈은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좀더 황당한 내용에 황당한 출연진이 등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제다이가 되는 꿈이나 탈레반에 납치되는 꿈 같은 걸 꾼 적도 있다. 등장인물도 평소 잘 아는 사람(가족 등)이 등장하는 일은 가뭄에 콩 나듯 하며 거의 생전 모르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동안 주요 등장인물로는 리처드 기어와 해리슨 포드, 에릭 등.
(아무도 관심 없겠지만 혹.시.라.도 과거 내 꿈들을 보고 싶다면 옛날 네이버 블로그에서 '꿈'이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해 보시면 됨)

어쨌든 어젯밤에는 foog님이 나타나셨는데...
한밤중에 10여명 정도를 초대하셔서 가 보니... 아메리칸 인디언 할어버지를 모셔 놓고 말씀을 들으라는 거였다.
그 할아버지는 모든 청중이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말로 얘기를 했는데, 아무도 불만 없이 경청을 했다.

음.. 연말과 새해에 꾸는 꿈은 아무래도 의미를 곱씹어보게 되는데... 별 의미 없는 꿈(견몽)이 아닌가 싶다..


2. 조만간 둘째를 출산하게 될 것 같다.
회사는 1월 2일까지만 나갈 예정. 예정일은 23일이지만 의사의 말에 따르면 둘째 출산 확률이 가장 높은 때는 그보다 2주 전이라고 한다.
첫째 때와는 느낌이 많이 다른 것이... 아무래도 골반이 약해져서인지 서 있거나 걸어다니는 건 물론이고 앉아 있거나 누워 있는 것조차 힘들다. 이 때문에 밤에 잠도 잘 못 잔다. 대신 애는 쑤욱 나오기를 기대...


3. 요즘은 포스팅보다 읽기와 댓글 달기가 더 재밌다.
한때 우리나라 블로그계가 풍부하지 못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요즘은 RSS 리더에 등록된 블로그들을 죽 돌아보는 데도 꽤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전에 비해 글의 수준이 높아졌다는 것(어려워졌다는 의미가 아니라 읽을 만한 재미를 주는 글이 늘었다는 뜻)을 느낀다.
그래서인지 내가 직접 포스팅하는 것보다 남의 글을 읽고 댓글을 다는 게 더 재미있어졌다.

하지만 연말을 맞아 여기저기서 우수블로그, 우수블로거 상 등을 주는 데 대해서는 예전에 비해 관심이 많이 떨어졌다.
작년까지만 해도 이런 저런 상이 발표될 때마다 내 RSS 리더에 등록할 만한 주옥 같은 블로그들이 없나 구경 다녔는데 요즘에는 상위 수십위 권에 있는 블로그들은 다 한번씩 들어간 본 것들이어서 관심이 떨어진 것. 블로거들끼리의 상호 추천으로 보석 같은 블로그를 발견하게 될 때가 훨씬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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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28 18:05 2008/12/28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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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한번 낳아 봐!!!

"요즘 여자들은 인내심이 없어서 자연분만을 안 해"
"모유수유가 좋은 건 다 아는데 왜 비싼 분유를 먹여"
"애는 최소 두 명은 낳아야지"

가끔 남자들에게 이런 소리를 들을 때마다 이런 생각이 든다.

"야, 내가 '남자라면 무릇 군대 가서 병장 제대해야 사람이 되지'라고 말하면 넌 좋겠냐?"

누구나 인생에 매우 고통스런 경험을 겪지만 공통적으로 겪는 것이라면 남자는 군대, 여자는 임신과 출산을 들 수 있다. 그런데 그러한 고통이 자신이 직접 겪을 일이 아닌 경우 (남자라면 임신출산, 여자라면 군대) 당사자에게 얘기할 때는 한번쯤 진지하게 생각해 보고 말하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한다.

사회학 박사논문을 준비한다는 한 오모씨가 쓴 글(http://blog.daum.net/och7896/6064085)을 아이추판다님의 글(http://nullmodel.egloos.com/1789965)을 통해 읽고 남자들의 임신과 출산에 대한 고정관념에 또한번 좌절했다.

오씨는 "자연분만이 좋은 것은 세상이 다 안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골반이 작고 아기 머리는 커서 수술이 불가피하다는 의사의 조언과 아내의 출산에 대한 불안감, 고통을 개무시한다. 그는 의사들은 원래 돈 벌기 좋아하니까 제왕절개를 권하는 것이라고 '확신'하고 "무조건 자연분만"을 고집하다 정작 분만실에 들어가서 다른 산모가 의사의 권유를 무시하고 자연분만을 고집하다 실신해서 결국 수술을 받는 것을 보고 나서야 부인에게 수술을 받도록 한다. 또 그러한 경험을 동성 친구들에게 얘기하니 "여자들의 인내심이 부족해서 그런 거"라는 말이 돌아온다.

한때 우리나라에서 제왕절개가 유행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은 자연분만을 고집하는 산모들이 많다. 산부인과 선택 시에도 자연분만 비율이 높은 병원을 선택한다. (나도 마찬가지여서, 둘째를 가진 후 집에서도 가까운데다 2005년 성북구 산부인과 중 자연분만 비율 1위를 차지했던 모 병원을 다니고 있다) 그리고 결국 제왕절개를 선택한 산모들도 상당수는 일단은 자연분만을 시도하다가 갖가지 이유로 제왕절개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자연분만은 '가능한 경우 가장 좋은 것'일 뿐이다. 의학적으로 자연분만이 위험한 경우는 매우 많으며, 자연분만을 고집하며 진통을 계속하다 태아가 산소 부족으로 죽은 사례도 있는데 끝까지 자연분만을 맹신하는 것은 태아와 산모 모두를 위해서 좋지 않다. (내 지인의 친구가 진짜로 겪은 일이다) 그런데 상당수 남자들(특히 분만실에 들어간 적 없는 남자들)은 제왕절개로 낳았다고 말하면 무조건 산모가 인내심이 없었다는 식으로 몰아붙이는 경우가 정말로 많다. 10시간 이상 진통하다가 자궁 입구가 안 벌어져 어쩔 수 없이 수술을 받은 한 산모는 진통은 진통대로 하고, 수술했다고 인내심 없다는 소리까지 듣고 억울해서 못 살겠다고 했다.

모유수유도 마찬가지다. 상당수 남자들이 애 낳으면 자동으로 유방에서 젖이 철철 넘치는 줄 아는데 그렇지 않다. 사람에 따라 젖량이 풍부한 경우도 있지만 양이 부족해서 분유도 함께 먹여야 하는 경우도 있고 유두함몰이나 아기의 분유병 선호, 출산 후 몸 상태가 안 좋아서 등등 다양한 이유로 모유 수유에 어려움을 겪는 산모들이 많다.

그뿐인가. 일단 젖을 먹이다보면 어느 순간 끊어야 하는 때가 오는데 젖몸살로 너무나 심한 고통을 겪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리고 일단 모유를 선호하게 된 아기는 분유를 기피하는 경우도 많은데, 직장맘이나 전업주부라도 외출 중 아기에게 젖을 먹이는 것은 정말로 쉽지 않은 일이다. 밥을 화장실에서 먹는 사람은 아마 없을 텐데, (일본의 왕따들은 그런 경우가 있다고 한다) 모유수유를 하는 엄마들은 화장실에서 젖을 주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애는 둘 이상 낳아야지, 애는 많을수록 좋아.
이건 단순한 의견 표명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애를 낳은 적 있는 여성 앞에서라면 조심해야 할 말이라고 생각한다. 보통 첫 아이는 "잘 모르니까" 어찌어찌해서 낳지만 둘째 임신은 한번의 고통스러운 경험을 다시 해야 하는 일이라 굉장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기 때문에다. 군대를 갔다 왔는데 다시 가라고 하면 가고 싶겠는가.

임신과 출산이 무슨 대단한 거라고 시위하냐...는 남자들도 있다. 하지만 임신과 출산은 진짜 어마어마한 주의력과 고통과 인내심이 요구되는 과정이다. 일단 임신을 해야지, 하고 결심한 순간부터 여성은 몸 만들기에 들어간다. 몸에 나쁜 음식은 삼가고 특히 감기에 걸려도 무작정 감기약을 먹지 않는다. 반드시 임신 여부 확인 후 감기약을 먹어야 기형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 일부 병원에서는 임신됐는지 모르고 초기에 감기약을 먹었을 경우 아예 낙태를 권하기까지 한다. 또 엽산 보충제를 임신 전 최소 3개월부터 먹음으로써 기형아를 예방한다. 물론 임신 전 건강검진과 산부인과적 각종 검사, 풍진과 간염 예방접종은 필수다.

그리고나서 임신이 되면 모든 나쁜 것을 삼가야 한다. 우리나라의 전통은 다른 나라보다 임신부에게 갖은 금기를 만들어 놨는데, 어느 정도는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너무 심한 경우도 많다. 오리를 먹으면 애기 손발에 물갈퀴가 생긴다고 오리도 못 먹게 할 정도로 미신적인 요소까지 있다. 뭐 어쨌든 술, 담배, 카페인은 입에 대지 않고 참치 같은 최종포식자는 수은과 중금속 위험이 있어 자주 먹지 말아야 한다. 가공식품은 각종 보존제 조미료 등 첨가물이 많으므로 가급적 자연식품을 먹고 태아의 두뇌 발달을 위해 견과류를 많이 섭취하는 등 먹을 것이 가장 신경쓰인다. 입덧을 심하게 할 경우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뿐인가. 임신을 하면 호르몬의 변화로 정신적으로 불안정하거나 우울증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때 가족(주로 남편)이 잘 이해해주지 않고 오히려 속을 썩인다면 완전히 패닉 모드로 바뀐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모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콜티졸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돼 태아의 지능이 떨어진다는 연구결과를 생각하며 도 닦는 심정으로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임신을 하면 자주 소변을 보게 되고 졸리는데 회사에 다니는 경우 이런 갖가지 문제들을 호소하기도 어렵고 해결하기도 힘들다. 배가 점점 불러와서 남산만해지면 허리와 무릎이 아픈데 특히 쌍둥이를 임신한 산모는 그 고통이 훨씬 더하다.

출산의 고통은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말하기 어렵다. 남자들에게는 자궁이 없지만 요즘은 가족분만이라고 해서 분만실에 남편이 함께 하는 경우가 많으니 꼭 가족분만을 하기를 바란다. 너무나 고통스러운 순간에 남편이 손 잡아주고 호흡만 도와줘도 고통이 훨씬 경감된다.

어쩌다보니 장문의 글이 됐는데, 요지는 이런 것이다.

"남의 고통을 우습게 알지 말라. 배려하는 언어 습관을 지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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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30 17:23 2008/07/30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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